김성곤 단독대표체제 전환 … 10년새 7번 대표 교체외형 축소 속 5년 연속 영업손실 … 실적 지속성 붕괴재무 개선은 감자-증자 영향 … 현금창출력은 오히려 약화레모나 경쟁력도 약화 … 성장동력 부재 등 중장기 리스크 상존
  • ▲ 경남제약.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경남제약.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경남제약이 또다시 대표이사체제를 변경했다. 체제를 단일화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실적은 5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감자와 유상증자로 이어진 자본조달구조도 반복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한 만큼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평이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경남제약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정영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김성곤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각자대표체제 도입 2년 만이며 앞서 홍상혁 대표 이후 3년 만에 단독대표체제로 돌아왔다. 조정영 전 대표는 일신상 사유로 사임했으며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이번 인사는 외부 인물 영입이나 전략 전환보다는 기존 체제를 단순화한 성격이 강하다. 공동대표체제를 정리하고 의사결정구조를 일원화했다는 점에서 '정비'에 가깝다.

    그러나 시장 시선은 냉정하다. 경남제약은 최근 10년간 대표이사 교체가 반복됐다. △류충효 △김주선 △하관호-안주훈 △배건우 △오성원 △홍상혁 △김성곤-조정영 등을 거쳐 김성곤 체제로 이어지는 흐림이다. 최근 10년새 3년 연속 대표를 맡은 것이 김성곤 대표가 처음일 정도다.

    경영진 교체가 반복됐지만,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구조적 부진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매출 559억원, 영업이익 -17억원, 순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607억원에 비해 7.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손실폭이 확대되면서 5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2024년 순이익(86억원)은 본업 회복과 거리가 있었다. 당시 순이익 상당 부분이 중단영업 매각이익에서 발생한 일회성 효과였다. 이를 제외하면 수익구조는 사실상 적자 상태였다.

    반면 지난해에는 투자부동산 손상차손과 금융자산 평가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다시 순손실로 돌아섰다. 영업이 아닌 자산·금융 요인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금흐름 역시 악화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투자활동에서는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순유입에 순유출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현금 여력이 약화했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경남제약은 재무제표는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외부자금 유입 영향이 크다. 본업에서의 수익창출력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당장은 상장폐지 가능성은 작지만, 영업손실과 현금흐름 부담이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 지정 등 추가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적 반등 없이 재무안정성만으로 기업가치가 유지되긴 어렵다"며 "지금은 버티는 구간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 ▲ 경남제약. ⓒ경남제약
    ▲ 경남제약. ⓒ경남제약
    겉으로 보이는 재무제표는 개선됐다. 유동부채가 2년 연속 줄어들면서 유동비율은 170%대까지 상승했고 부채비율도 개선됐다.

    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 508억원에서 62억원으로 87.6% 급감했고, 매출 감소에도 매출채권(6.70%)과 재고자산(1.53%)은 늘었다. 유동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실제 현금창출력은 오히려 약화한 구조다.

    차입구조도 부담 요인이다. 1000억원대 총차입금 규모는 유지됐지만, 장기차입금이 유동성 차입으로 이동하면서 단기상환부담은 더 커졌다.

    사업구조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경남제약의 매출은 △일반의약품 41.8% △일반식품 26.2% △건강기능식품 18.6% △의약외품 11.5%로 구성됐다.

    전문의약품(1.83%)과 원료의약품(1.88%) 비중은 5%에도 못 미친다. 연구개발 기반 제약사라기보다 '레모나'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소비재기업에 가까운 구조다.

    게다가 레모나의 경쟁력마저 약화하고 있다. 레모나 매출(143억원)은 최근 3년 연속 감소하면서 매출 비중도 25%대까지 내려왔다.

    대체 성장축으로 기대됐던 콜라겐 제품 역시 매출이 지속 감소하며 존재감이 약해졌다. 자양강장제 '자하생력'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2024년 하반기 약 1개월 반 동안 제조업무가 중단되면서 매출 확대에 제약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제품군 역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이어트 보조제, 무좀 치료제, 인후염 치료제 등은 매출 비중이 작아 구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같은 구조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원가율(72.9%)은 2년 연속 상승하며 10년새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판관비를 감소(-7.09%)했음에도 영업손실 확대를 막지 못했다.

    재무전략에서도 외부자본 의존 흐름이 뚜렷하다. 경남제약은 2024년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단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3500만주 규모 유증을 진행했다. 주주배정방식이었지만, 실권이 발생해 일반공모로 이어졌다. 기존 주주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도 불가피했다. 감자와 증자, 전환사채(CB) 발행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재무를 정상화하는 대신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체제는 단순화됐지만,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전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인사보다 사업구조 변화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단독대표체제 전환은 변화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정리단계에 가깝다. 실적과 재무, 사업구조 전반에서 적체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경영체제 변화만으로는 반등 동력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진 교체가 반복되면서 시장 신뢰가 약화한 상태"라며 "더군다나 레모나 중심 구조가 지속하면서 브랜드 경쟁력까지 약화하고 있다. 대체 성장축이 부재한 상황에서 외형과 수익성 모두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