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막는데 급급 … 소비 부추기고 국가 재정 부담 커져좌파 시민단체들도 "가격 아닌 사람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야"정유사·주유소·소비자 모두 고통 … 통제 장기화시 부작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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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전쟁 여파로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섰다ⓒ뉴시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강행에도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끝내 넘어서면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당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석유 소비를 부추기고 국가 재정 부담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9.88원 오른 2000.27원을 기록했다.이는 2022년 7월25일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전날보다 6.35원 상승한 1964.72원을 나타냈다.이런 가운데 좌파 진영에서도 석유 최고가격제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국회 더좋은미래,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 에너지시민연대 등이 공동 주최한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현재 국내 석유 소비의 66%를 수송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수송 부문의 대대적인 소비 감축이 필수적"이라며 "석유 가격이 본연의 수요 관리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석유류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 가격제 폐지와 김영삼 정부의 유가 자유화를 통한 석유 수요 관리 기능을 원상 복구할 필요가 있다"며 "석유 가격이 아닌 사람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으로 책정한 최고 가격 지원 5조원을 재난지원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한 알뜰주유소를 찾아 최고가격제 시행 후 처음 주문한 탱크로리 입하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뉴시스
◆ 모두가 고통스러운 석유 최고가격제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주유소 현장에서는 가격 왜곡과 적자 판매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유사 직영 주유소가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자영 주유소는 매출 절벽에 내몰렸다.정부가 설정한 2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하지만 지난 5일 오후 9시경 한 정유사 직영 주유소에는 휘발유 가격은 1848원, 경유는 1830원이란 가격표가 내걸려 있었고 늦은 시간임에도 주유를 기다리는 차량 행렬이 붐볐다.반면,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자영 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를 각각 2043원, 2023원으로 책정했다. 이곳은 차량 1~2대만 주유하는 등 한산한 모습이었다. 인근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모두 1997원에 판매하는 주유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적자를 보고 팔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일부 주유소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영업을 중단하거나 주말·야간 영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자영 주유소 관계자는 “팔수록 손해라 최근 6년 만에 일요일 휴무를 정했다”고 했다.직영 주유소를 운영하는 정유사들도 답답한 처지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튿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일선 직영 주유소를 찾아 '왜 가격을 급격히 올렸느냐'고 따진 이후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하에 동참했기 때문이다.정유업계 관계자는 "직영 주유소는 자영 주유소보다 살짝 높은 가격으로 파는게 일반적인데 장관 방문 이후 눈밖에 나지 않으려는 경쟁이 시작됐다"며 "자영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이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전체 주유소 중 10% 남짓한 직영 주유소로 몰려가야 하는 소비자 불편도 적지 않다. 경기도 구리시 최저가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 A씨는 "송파구에서 구리까지 싼 기름을 찾아 왔는데 주유소 앞에서 30분 가량 기다렸다"며 "시간도 아깝고 대기 시간 동안 낭비되는 기름도 아깝다"며 혀를 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