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종전 후에도 오를 가능성美, 전쟁비용 충당 위해 채권 더 찍어낼듯고금리 고착화, 채권으로 유동성 몰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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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 이란 전쟁 이후 한국 국채 금리가 전쟁 직전보다 높아진 가운데 증권가는 전쟁이 진정되더라도 '고금리'가 안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재정 악화와 공기업 채권 수급, 한국은행의 신중한 통화정책이 채권시장의 금리 상단을 지지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채권 금리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릴 수 있어 증시 조정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월 27일 한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8220%였으나 4월 13일에는 3.2460%로 0.42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5년물은 2.2820%에서 3.5560%로 1.274%포인트, 10년물은 3.4470%에서 3.7140%로 0.267%포인트 상승했다. 

    증권가는 전쟁 직후인 3월 말까지 국채금리가 한 차례 급등한 뒤(2년물 3.4810%, 5년물 3.7790%, 10년물 3.8820%) 4월 들어 2주간 휴전과 협상 소식에 일부 되돌림을 보였지만, 전쟁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은 이란 핵, 대리세력 지원, 제재 해제, 중동 내 미군 주둔, 호르무즈 해협 통행 등을 놓고 대립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며 "다만 4월 또는 늦어도 5월 중순 이전에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는 별개 문제다. 

    조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처럼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원유 공급 차질은 상당기간 이어지고 유가 하락 속도와 폭도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재정 악화도 근본적인 문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방부가 전쟁 비용으로 처음엔 2500억달러를 요청했는데 최종적으로 980억달러로 줄여달라고 했다"며 "2026년 재정적자는 1조8500억달러지만 전쟁 비용 추가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7년 재정적자는 2조2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 이란 전쟁 관련 환급금도 약 16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미국 부채한도는 41조1000억달러인데 3월 기준 총 부채가 39조1000억달러로 약 2조달러의 버퍼만 남았다"고 말했다.

    증권가들은 전쟁 종전 후에도 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연구원은 "전쟁이 종전된 후에도 증가하는 정부부채로 장기금리는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도 "미국이 국채를 대량 발행하면 금리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은 한국의 채권시장에 직결된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약 70%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2026년 한전채 순발행 규모가 21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처럼 한전채 구축효과(한전채 대량 발행으로 인한 다른 채권 수급 악화)가 다시 나타날 수 있으며, 유가 변화가 한전 비용으로 반영되는 데 5~6개월이 걸려 2027년 발행한도 일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4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으며 한국은행은 중동 상황의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라며 "3분기 한 차례 인상을 전망하며 7월보다 8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