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동결 이어 16일부터 계시별 전기요금제 시행태양광 많은 낮에 인하하고 밤 시간대에 최대 요금 적용李 "한전 부채 200조…에너지, 전기사용 줄여달라" 호소실제로는 석유최고가격제·전기료 인하로 에너지 소비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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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14.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전기요금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물린 요금체계 개편까지 추진되면서 '전기요금 포퓰리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까지 겹치면서 전력 원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전력의 재정 정상화는 사실상 기약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5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분기(4~6월)에도 전기요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데 이어, 16일부터는 계절·시간대별 요금제(계시별 요금제)를 시행한다.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 요금을 낮추고 야간 요금을 올려 전력 소비를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기준 34기가와트(GW)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까지 100GW까지 3배 규모로 늘린다는 구상에 발 맞춘 정책이다.그러나 전력 원가 구조와 정책 방향 간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내 발전 단가를 보면 원전은 kWh당 약 60원대로 가장 저렴하고, 석탄은 약 140원대, 태양광은 120~130원대, 풍력은 110~120원대 수준이다. 반면 LNG 발전은 170원 이상으로 가장 비싸다.전력 도매가격(SMP)은 가장 비싼 발전원인 LNG 단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LNG 가격이 오르면 한전의 전력 구매 단가도 함께 뛰는 구조다. 외부 요인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실제로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아시아 기준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동북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은 전쟁 이전 약 10달러 대에서 현재 19달러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이 영향은 2~3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전력 원가에 반영되는 만큼, 5~6월부터 전력 시장이 본격적인 충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SMP가 현재보다 두 배 수준으로 뛰어 kWh당 2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여기에 예년보다 이른 폭염까지 겹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력 구매 단가까지 치솟으면 한전은 전기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역마진 구조에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낮 시간대 태양광이 남아 돈다면서 전기 요금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16일부터 시행되는 계시별 전기요금제의 핵심은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로 전력 소비를 유인하는 것이다.평일 오전 11시~오후 3시에 적용되던 최고요금(최대부하)이 이번 개편안 시행 이후 중간요금(중간부하)으로 바뀐다. 저녁 6~9시였던 중간요금은 최고요금으로 적용되도록 변경된다. 전력 공급이 많은 봄‧가을 주말‧공휴일 낮 시간에는 전력량요금의 50% 할인도 진행된다.정부는 경부하 요금은 kWh당 평균 5.1원 인상되고, 최대부하 요금은 계절에 따라 최대 16.9원 인하되며, 평균적으로는 kWh당 15.4원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 ▲ 한전 본사. (사진=한전 제공) ⓒ전성무 기자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은 원자력 31.7%, LNG와 석탄 28.1%, 재생에너지 10.6%다.이 때문에 정부가 10%대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맹신하고, 국민들에게 '전기를 마음껏 써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간 요금을 올린다고는 하지만 낮 시간대 수요가 폭증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한전 관계자는 "발전 단가가 비싼 태양광이 낮에 남는다고 전기료를 인하하면 한전은 무조건 손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미 한전의 재무 상황은 한계 수준이다. 2021년 이후 4년간 누적 영업적자는 약 29조원에 달하며,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는 206조원, 차입금은 130조원에 이른다. 하루 이자 비용만 119억원에 달한다.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했고, 그 결과 한전 부채가 급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이와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중동지역의 위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국민들을 향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전 부채가 200조원인 상황 등을 고려해서 에너지 절감, 특히 전기사용 줄이기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도 했다.그런데 실제로는 석유최고가격제와 전기료 인하 등 정책으로 국민들의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