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4종 거래 정지, 개인투자자 피해 현실화퇴직연금·펀드 통해 리테일 재유통 가능성"불완전판매 이슈 번질 가능성 배제 못해"금감원, 국토부와 합동검사 … 과거 공시 적정성 들여다봐
  • 제이알글로벌리츠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32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로 이어지면서 개인 채권투자자 피해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27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만기가 돌아온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회생절차 신청과 함께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채권시장에 상장한 제3-1회(600억원), 제3-2회(800억원), 제4회(1200억원), 제6회(600억원) 등 4종 총 3200억원에서 EOD가 발생했다. 해당 채권 4종은 지난달 29일 거래가 정지됐다.

    유동성 위기의 발단은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였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7월 이 건물을 1조6000억원에 매입했으나 금리 인상 여파로 감정평가액이 급락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대출 약정 기준(52.5%)을 9%포인트 웃돌면서 해외 대주단이 임대료 수익을 압류했고 현금 조달 통로가 막혔다. 여기에 5월 중 예정이었던 약 1000억원 규모의 환헤지 정산금 자금보충의무와 단기간 내 집중된 국내 채권 만기가 맞물리면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됐다.

    ◆ 증권사 인수단 거쳐 리테일로 … 불완전판매 논란

    이 가운데 제4회와 제6회 18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는 증권사 인수단을 거쳐 시장에 유통됐다. 제4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 삼성증권 · KB증권 · 한양증권 등 5개사이며 제6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 · NH투자증권 · KB증권 · 한양증권으로 알려졌다.

    인수단 증권사들은 해당 채권을 전량 총액 인수한 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 넘기는 '셀다운'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에게 넘어간 물량이 퇴직연금·펀드 등을 거쳐 리테일 시장으로 다시 풀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외 부동산 리츠 부실을 넘어 판매 책임 논란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은 고금리 메리트를 바탕으로 리테일 · 자산관리(WM) 채널 중심으로 판매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공모채 발행 당시 투자설명서와 판매 과정에서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 하락, LTV 초과, 해외 대주단의 임대료 수익 통제 가능성 등이 투자자에게 명확히 전달됐는지가 관건이다.

    ◆ 금감원, 국토부와 합동검사 … 과거 공시 적정성 점검

    금융당국도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공시심사 인력은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관계기관 합동검사반에 참여해 특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제이알글로벌리츠 관련 합동검사반을 꾸렸다.

    금감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운용 실태와 과거 사업보고서 등 공시 자료가 투자 위험을 적정하게 반영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채 발행 당시 재무 상태도 검토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검사는 진행 중이나 어느 정도 범위까지 검사하고 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공시 데이터에서 유동성 위기 징후가 일부 포착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은 1221억원으로 같은 해 6월 말(1356억원)보다 줄어든 반면 유동부채는 같은 기간 3226억원에서 3820억원으로 6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반년 만에 42%에서 31.9%로 10%포인트 이상 쪼그라들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자본시장법상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국토부와 협의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며 "판매기관의 불완전·불공정판매 이슈로 와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츠 채권 발행 및 판매 절차 관련 감독·규제 강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