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X에 나라살림연구소 분석 공유하며 "국가부채 건전" 강조 '비기축통화국 적정 부채 초과·선진국 2배 속도 빚 증가' 간과 지적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폭증·GDP 축소 불가피 '재정 경고등'포퓰리즘성 현금 살포가 부채 질 악화 … "미래세대에 이자 폭탄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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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부채 이미지 ⓒ챗GPT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부채 비율이 주요국 대비 낮다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정부 재정 확대 기조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채의 '절대 수치'에 매몰돼 무섭게 치솟는 '부채 증가 속도'와 한국 경제의 특수성인 '비기축통화국 리스크', 세계 최악의 '저출생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옛 트위터)에 나라살림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시도 때도 없이 긴축 노래 부르는 이상한 분들에게.."라는 글을 올려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해당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모니터' 보고서를 분석한 글로, 올해 한국의 순부채 비율이 주요 20개국 평균(89.6%) 대비 크게 낮은 10.3%로 과거 전망보다 개선됐고, 국채 조달 재원이 성장을 위한 투자로 이어진다면 부채 비율이 오히려 안정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구윤철 경제부총리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25년 우리 정부부채 비율(52.3%)은 선진 38개국 평균(108.0%)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순부채비율은 9.3%로 선진국 평균(79.7%)의 8분의1에 불과하다"며 이 대통령의 인용 언급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이 전형적인 '일엽장목(一葉障目·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려 숲을 보지 못함)'의 오류라고 지적한다. 단순히 현재의 부채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확장 재정을 정당화하기에는 한국이 처한 대외 환경과 인구 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기축통화국과 단순 비교는 '착시' … 선진국 대비 2배 빠른 빚 증가가장 큰 논란은 비교 대상의 적절성이다. 정부가 예로 든 미국(125.8%)이나 일본(204.4%)은 자국 통화를 찍어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기축통화국' 혹은 '준기축통화국'이다. 반면 원화는 국제 결제 비중이 낮은 비기축통화로,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과 환율 급등이라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한국경제연구원의 추정에 따르면 기축통화국의 적정 국가채무 비율은 97.8~114%에 달하지만, 비기축통화국은 37.9~38.7% 수준에 머물러야 안정적이다. 이미 50%를 넘어선 한국의 부채 비율은 비기축통화국 기준으로는 '위험 수위'에 진입한 셈이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기축통화국은 외환 위기 리스크에 늘 노출되어 있다"며 "기축통화국인 선진국들과 부채 비율 숫자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위험한 발상이고 정작 비기축통화국들에 비하면 국가부채의 수준이나 증가율이 높은 편"이라고 꼬집었다.수치보다 더 무서운 것은 '속도'다. 올해 한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54.4%로, 2019년 대비 상승 폭이 14.7%p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선진국 평균(7.3%p)이나 G20 선진국 평균(9.5%p)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19 위기 이후 점진적으로 재정 정상화(긴축)에 나선 것과 달리, 한국은 오히려 지출 규모를 키우며 부채 증가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IMF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과 스페인 등 주요국들은 향후 부채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2031년까지 63%대까지 계속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국민연금 누적 적자와 복지 지출 등 '잠재적 부채'까지 더해질 경우 재정 파탄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 ▲ 이재명 대통령 엑스 게시글 캡처. ⓒ엑스(X) 캡처
투자 아닌 '현금 살포'가 문제 … 저출산 구조 속 미래세대에 빚 전가재정 지출의 '질(Quality)'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정부는 국채 조달 재원이 미래 세액 기반을 넓히는 '투자'가 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6조1000억원 규모의 고유가 지원금이나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단기적인 휘발성 현금 지원에 상당 부분 쏠려 있다.이러한 포퓰리즘성 지출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시적인 소비 진작에 그쳐 결국 국가 신용도 하락과 금리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국채 발행이 늘어 금리가 오르면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 효과'가 발생하고, 이는 다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김상봉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나랏빚은 이미 한계치"라며 "현재의 방만한 재정 운영은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이자 부담과 고용난이라는 빚더미를 물려주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저출생·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의 변화도 짚고 넘어가야 할 큰 문제다. 이는 단순히 인구 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란 노동 공급 위축, 대한민국 경제의 체급(GDP) 자체를 축소시키는 구조적 한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특히 고령화로 인한 재정 지출의 경직성은 국가 재정의 유연성을 해칠 수 있다. 연금과 의료비 등 생산성과 무관한 의무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정부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R&D 투자나 교육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 돈 벌 사람은 줄고 쓸 돈만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에 내몰린 상황에서 정부의 낙관론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제 규모가 쪼그라드는 수축 사회로 진입하면서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며 "당장 부채 비율 숫자가 낮다는 안일한 인식에 갇혀 있을 때가 아니라, 생산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해일이 몰고 올 경제적 공동화(空洞化) 현상에 대비해 재정의 최후 보루를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