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조정 최종 결렬 "성과급 상한 폐지·제도화 관철 안돼""12시간 기다렸지만 일회성 특별성과급 제시"중노위 "조정 절차 종료" 노조 총파업 돌입
  • ▲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이후 기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세종=임준환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이후 기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세종=임준환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체계 개편을 둘러싼 사후조정 협상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안이 기존 요구보다 후퇴했다며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국면으로 본격 진입하게 됐다.

    1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 회의는 전날 오전 10시께 시작돼 이날 새벽 2시50분께 종료됐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과 제도화 문제를 놓고 장시간 협의를 이어갔지만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12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결과적으로 저희 요구보다 더 퇴보된 안이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성과급 투명화가 아니라 특별경영성과급 형태로 OPI 초과분을 영업이익 12% 재원으로 지급하고, 부문 7·사업부 3 비율로 배분하며 2026년 매출·영업이익 국내 1위일 때만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며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한 채 일회성 안건만 제시됐고 상한 폐지나 제도화 요구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합 요구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 제도화였는데 회사는 계속 일회성 안건만 가져오고 있다"며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등 외부 요인에 맞춰 성과급을 지급하자는 방식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사측 교섭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교섭위원들은 지난해 DX부문에서 넘어온 인사들로 반도체 업무를 해본 적이 없는 분들"이라며 "교섭 위원 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추가 사후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로 끝났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하루 이틀 더 연장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미 이틀 가까이 밤을 새우며 기다렸다"며 "더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총파업 의지도 재확인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1000명 수준이며 회사 안건 등을 고려하면 5만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본다"며 "위법한 쟁의행위를 할 생각은 없고 적법하고 정당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부 우려에 대해서는 "조합원들도 모두 주주"라며 "OPI 주식보상 제도가 도입되면 주주 환원 측면에서도 충분히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이후 기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세종=임준환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이후 기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세종=임준환 기자
    이에 대해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은 "조정안이 나왔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제안되지는 않았다"며 "중노위로부터는 조정안 제시 없이 조정 절차가 종료됐다는 설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노사 양측은 성과급 지급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중노위에 조정안을 요청했다. 이후 중노위는 노사 양측 입장을 토대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지만 최종적으로 노조 측이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렬로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부터 최대 5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총파업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초기업노조 주도의 대규모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경영 전반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선 최후의 수단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곧장 노조의 쟁의행위가 중단되며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다만 실제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마지막 사례가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파업인 만큼 이번 사태에서 발동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게 관가의 시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 노조의 행동을 막기 위해 긴급조정명령을 내릴 경우의 수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