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재편 영향 … 영업익, 전년比 42% 감소비만·역노화·면역염증 기술 확보 … 체질전환 속도나보타 등 기존 캐시카우 의존 여전 … 투자 체력은 유지"기존 사업 정상화 및 신규 파이프라인 수익화 시차가 관건"
  • ▲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40510 ⓒ뉴데일리
    ▲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40510 ⓒ뉴데일리
    대웅제약이 단기 실적 둔화를 감수하면서 미래 성장축 확대에 승부를 걸고 있다. 기존 ETC(전문의약품) 중심 사업구조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비만, 역노화, 면역염증분야 기술 확보에 잇달아 나서면서 바이오 플랫폼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건은 기존 현금창출구조를 유지하면서 미래 투자성과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여전히 실적 대부분을 '우루사', '나보타', '펙수클루' 등 기존 품목이 책임지고 있는 만큼 새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속도와 수익화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대웅제약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777억원으로 전년동기 3564억원에 비해 5.9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6년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1636억원으로 전년동기 977억원에 비해 67.3% 늘면서 10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흔들렸다.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년동기 386억원에 비해 42.6% 감소했고, 영업이익률(5.87%)은 최근 6년새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가율(52.0%)은 5년 최고, 판관비율(30.1%)은 6년 최고를 기록했다. 차입금(8980억원)과 부채(1조2961억원) 역시 각각 4년, 9년 연속 증가하면서 모두 10년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실적 부진보다는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 증가 여파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ETC 유통망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도매구조를 권역별 거점 형태로 재편하면서 반품과 수수료 정산, 재고 조정 등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유통채널 재편 여파가 2분기까지 어이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주가도 최근 어닝쇼크와 수익성 둔화를 반영하면서 15만원대에서 13만원 초반까지 밀리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재고조정 효과가 마무리되면서 점진적인 정상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단기 실적보다 유통 효율화와 공급구조 안정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고 조정과 채널 재편 영향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정상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단기 실적 충격 자체보다는 향후 바이오 전환이 실제 수익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보는 분위기"라며 "결국 관건은 새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속도와 기존 ETC사업 정상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실적 방어보다 미래 성장축 확보에 무게를 더 두는 모습이다. 유통망 재편과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신규 기술 확보와 바이오 투자 확대 기조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실제 대웅제약은 이달 들어 비만, 역노화, 면역염증분야 기술 확보를 연이어 발표했다.

    미국 턴바이오테크놀로지스의 ERA(Epigenetic Reprogramming of Aging, 노화 역전) 플랫폼 권리를 확보하면서 노화 치료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ERA는 mRNA 기반 부분 리프로그래밍 기술로, 세포 고유 특성은 유지하면서 노화된 기능만 되돌리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이어 티온랩테라퓨틱스와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월 1회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노보테라퓨틱스와는 염증성 장 질환(IBD) 치료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면역염증 파이프라인까지 확보했다.

    기존 핵심 품목 경쟁력 강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펙수클루는 최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DDW(미국 소화기질환 주간) 2026'에서는 항생제 내성 환자군에서 기존 치료 대비 높은 제균율 가능성도 제시했다.

    나보타는 사실상 글로벌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1분기 매출은 518억원으로 전년동기 456억원에 비해 13.7%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81% 이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 발생했다. 3공장도 2분기 말 가동을 앞두고 있어 수출 확대 기반은 더 커질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도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 등을 중심으로 진료 전주기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1분기 매출은 170억원으로 전년동기 112억원에 비해 51.7% 증가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차세대 치료전략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수준 연구개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 시선은 대웅제약이 미래 투자 확대를 실제 수익구조 변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채 미래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 아니다. ETC 재편에 따라 흔들리는 수익구조를 안고 체질 전환에 나선 만큼 기존 사업 정상화와 신규 사업 수익화 사이의 시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핵심이다. 미래 사업의 상업화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단기 실적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단순 ETC 중심 제약사를 넘어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 상업화와 수익화 속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