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브론-이라크, 원유 생산·송유관 협력캐나다 독자 송유관 추진, 美 의존 축소IEA "중동 분쟁 후 에너지안보 투자 최우선"한국, 수입국·수송 경로 다변화 과제
  • ▲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연합뉴스
    ▲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글로벌 원유 수송망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주요 석유기업과 각국 정부가 새로운 원유 수송로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는 등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최근 이라크 정부와 호르무즈 해협 우회 원유 경로 확보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통신·인프라 등 분야에서 약 60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국 석유회사 쉐브론은 이라크 정부와 3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2건은 원유 생산 확대, 나머지 1건은 새로운 원유 수출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투자다. 쉐브론 측은 "이번 파트너십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남부 바스라에서 출발해 서부 하디타를 거쳐 시리아 바니야스항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과 북부 키르쿠크 유전지대를 튀르키예 제이한항 등 기존 라인과 연계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튀르키예 미국대사는 "이번 협약으로 호르무즈 해협 중요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데 최소 2년 6개월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여러 국가를 지나는 사업은 이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역시 최근 서부의 앨버타산 원유를 동부 온타리오주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앨버타산 원유 일부는 미국을 거쳐 온타리오주로 운송된다. 미국 미시간주가 과거 해당 파이프라인을 환경 오염 우려로 폐쇄를 추진하면서 캐나다 내부에서는 자국의 에너지 공급이 미국의 정책 결정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동 분쟁 이후 에너지 안보와 공급 안정성이 투자 우선 순위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은 새로운 에너지 공급 경로를 개척하거나 자원 개발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 전략을 재구상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 투자 2026’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는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안보 위기에 직면하면서 1970년대 오일쇼크 때처럼 세계 에너지 투자 전략이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는 한국도 안정적 원유 확보가 과제로 부각됐다. 올해 1~5월 국내 원유 수입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62.8%에 달했다.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할 때 운송 차질과 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석유·가스 투자가 단순히 자원량이 많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성과가 확인되고 생산 전환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선별적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