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 부과 면제 대신에 미국향 수출 줄여야 할 듯車, 쿼터 할당제 늘리고 픽업트럭 관세 유지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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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아제강

     

    한미 FTA 개정과 철강 관세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가운데 철강과 자동차업계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사안의 경우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 사실상 서명만 남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당 산업에서는 유·불리 여부를 따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각) 폭스뉴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한국산 철강 관세 면제 협상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에게 "한미FTA와 232조 철강 관세에 대해 미국과 원칙적인 합의, 원칙적인 타결을 이뤘다"면서 "실무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이슈가 남아있는데 곧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해 우리 업계가 안정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었다”며 “농업에 대해 추가 개방을 막았고, 자동차 부품의 의무사용과 원산지와 관련해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국이 합의한 사항은 대략 이렇다.


    우선 철강에 있어서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25% 부과에 대해 면제해주는 대신에 국산 철강 수입량을 줄이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면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지만, 얼마나 미국향 수출을 줄여야 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미국 기준을 통과했으면 수입을 허용하는 쿼터제를 업체당 연간 2만5000대에서 상향하거나 폐지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산 픽업트럭의 경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던 관세 25%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려했던 관세 부활과 미국산 자동차 부품의 의무사용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비교적 안도하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는 협상 결과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의 노력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쪽으로만 보면 괜찮은 결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일부 변수는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것처럼 철강 관세가 면제된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수출하는 양을 얼마나 줄여야 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가 면제되더라도 미국향 수출 물량이 크게 제한되면 실익이 없을 것을 우려한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일 발표가 나와야 알수 있겠지만, 미국 브랜드 쿼터제 상향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독일차 중심으로 수입차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수입차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내수 경쟁은 좀 더 치열해질 수 있지만, 국내에서 미국차 선호도가 높지 않아 얼마나 팔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 3사인 포드, 캐딜락, 크라이슬러 등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약 2만대로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


    픽업트럭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가장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2020년쯤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기반으로 하는 중·소형 픽업트럭 출시를 검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픽업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시기와 방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좋고 나쁨을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상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생겼지만, 직접적인 피해라고 언급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쌍용차도 렉스턴 스포츠 같은 픽업트럭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진출계획이 없어 영향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