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이 황우석 교수 논란과 관련, 황 교수를 격려해온 한나라당 대선 예비 주자만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내 논란이 예상된다. 진실공방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을 두고 여야 정치권이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 대선주자만 거론해 비난한 것은 균형을 잃은 시각이라는 지적이다. 

    프레시안은 16일 "박근혜-손학규-이명박, '꿀 먹은 벙어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고 "'황우석 도우미'를 자처한 한나라 '빅3'가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선 13일에도 프레시안은 "황우석 교수 비판하면 '좌파'? '악인'?"이라는 기사를 전한 바 있다.

    16일자 프레시안 기사는 "지난 11일 사립학교법 논란으로 눈코 뜰 새 없던 때에도 시간을 쪼개 황 교수를 문병한 박 대표" "'감상적 접근법'을 앞세워 황 교수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천명했던 손 지사" "황 교수와 '호형호제'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시장" 등으로 표현하며 "(이들이) 황 교수 연구가 '허위'로 기울어진 데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여야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검증과정을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생뚱맞게'도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만 겨냥한 것은 지나친 억지라는 것.

    또 이번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은폐' 혹은 '방치'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와 제대로된 검증없이 '묻지마 지원'을 해온 것으로 드러난 정부에 강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한나라 빅 3'를 꼬집어서 지목한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프레시안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인 김형태 변호사로부터 황 교수와 관련된 의혹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김 변호사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나 대책을 촉구했지만 "청와대가 진실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로 이 문제를 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기사에서 프레시안은 '한나라당 빅 3'가 '황우석 도우미'를 적극적으로 자처했다고 전했지만, 이 역시 지나친 '짜맞추기'라는 비난이다. 실제 '황금박쥐' 모임을 결성해 정부의 BT정책에 개입, 지원에 앞장서온 청와대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 김병준 정책실장,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대표적인 '황우석 도우미'로 알려져있다. 특히 논문공동저자로 알려진 박 보좌관과 최고 책임부서 책임자인 김 실장은 현재 '사퇴압박'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난 12일 황 교수를 병문안 하고 "황 박사는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고 말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6일 국무회의에서 "연구단계에 있는 과학적 결과물을 과도하게 취재하고 파헤치려 해 우리 학계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과학자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 사태"라며 "과학기술부는 더 지원하고 관리하라"고 주문한 이해찬 국무총리 등 여권 대선주자들의 '황우석 지키기'는 기사에 거론조차 되지않았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도 "과학의 성과는 과학계가 스스로 검증해야 한다"며 "언론이 이를 검증하겠다고 나선 자체가 잘못"이라고 비판했으며, 같은 당 유시민 의원은 지난 7일 한 강연에서 "('PD수첩'이) 황 박사 연구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PD수첩' 프로듀서가 검증하는 것은 내가 가서 검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음은 프레시안 "박근혜-손학규-이명박, '꿀 먹은 벙어리'" 16일 자 기사 전문.
     
    '황우석 도우미'를 적극적으로 자처했던 유력 정치인들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특히 "황 교수는 우리나라 보배 중의 보배", "황 교수 비판 세력은 악인"이라는 등의 자극적인 발언으로 '황우석 치켜세우기'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황 교수 연구가 '허위'로 기울어진 데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못했다.
      
    박근혜-손학규-이명박 "…"
      
    박근혜 대표는 황 교수 사건을 보고 받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어이없어 했다고 유정복 비서실장이 16일 전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아마 좀 더 기다려보자는 생각은 박 대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사립학교법 논란으로 눈코 뜰 새 없던 때에도 시간을 쪼개 황 교수를 문병했으며, 그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보배 중의 보배"라고 황 교수를 치켜세웠다. 박 대표는 또 지난 13일 한 강연에서는 "황 교수 문제까지 이 사회는 이념적으로 풀고 있다. 보수, 진보 편을 갈라 이념 잣대로 재단하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황 교수 연구에 대한 문제제기 세력을 '좌파'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감상적 접근법'을 앞세워 황 교수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천명했던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손 지사의 한 측근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없었다"고 전하며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손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황 교수의 연구에 문제제기 하는 세력을 "보이지 않는 악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황우석 바이오센터 기공식' 현장에선 "황 교수를 탄압하는 이들을 격리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황 교수와 '호형호제'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서울시장측도 "특별한 언급이 없었고, 꼭 해야 할 발언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최근 황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바깥에서 어떤 얘기가 들려오든 신경 쓰지 말고, 실험에 몰두해 그 결과로 모든 것을 보여주시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