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인기 아나운서인 손석희씨가 MBC를 떠난다. 손석희 MBC아나운서국장은 오는 3월 성신여자대학교에 신설되는 문화정보학부 방송화법 전공 정교수 직을 맡을 예정이다.
    손석희 MBC 아나운서 국장 ⓒ연합뉴스

    성신여대측은 31일 “손 국장의 풍부한 방송 경험과 뛰어난 식견, 지명도 등을 고려해 정교수로 임명하게 됐다”며 “오는 3월부터 ‘방송사 입문’, ‘대중매체의 이해’ 등의 강의를 맡는다”고 밝혔다.

    손 국장이 교수직을 위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MBC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순 MBC 사장 이하 전 경영진은 손 국장의 사의를 철회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국장의 갑작스런 이직 소식을 두고 '정치계 입문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손 국장은 정치 입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왔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100분 토론' 등 인기 시사프로그램의 간판 진행자가 지방선거를 넉달 앞둔 상황에서, 대선 경쟁이 본격화된 현 시점에서 사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들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로 가서 '몸세탁'을 한 뒤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인재영입위의 한 관계자는 "손 국장을 접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의장을 뽑는 2.18 전당대회가 코앞인 만큼 주변 이야기를 먼저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도 "김형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밝힌 '깜짝 놀랄' 인사가 혹시 손 국장이 아니냐"고 물었다.

    손 국장이 MBC에서 '누릴 것은 다 누렸기 때문'에 '다른 길'을 모색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MBC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손 국장이 작년 최 사장 취임 후 아나운서국장직에까지 오르면서 MBC에서 누릴 수 있는 자리는 모두 누렸다"며 “자신의 명예를 위해 교수로 전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손 국장이 지방MBC 사장 등 계열사 사장에 임명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지방MBC 사장은 책임만 있는 자리인데 가려고 하겠느냐”며 “역시 스타 아나운서였던 차인태 전 아나운서가 제주MBC 사장직에 그친 전례를 볼 때 지방사 사장직에 머물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더 '큰'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손 국장이 최 사장처럼 직원에서 사장으로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다음 정권도 열린우리당이 잡는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사직한 후에도 MBC 사장에 오를 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