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이후 만신창이가 된 열린우리당을 떠안은 김근태 의장의 행보에 친노 매체들이 당황하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개혁파로 불리던 김 의장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며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했다'는 게 주된 불만.

    대표적 친노 매체인 오마이뉴스는 13일 올린 '김근태의 서민은 도대체 누구신가'라는 제목의 주장에서 열린당의 보유세 완화 움직임을 집중 거론하며 이와 관련한 비판을 쏟아냈다. 기사에서는 "'대권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한 김 의장이 보유세 완화 정책을 내놓는다면 그게 바로 '대권을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오마이는 이어 "그래서 정동영 전 의장을 비롯한 열린당 내 실용파 의원에게 '지금까지 그들만 꼼수를 부리는 줄 알았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노빠' 매체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오마이보다 많은 양의 기사로 김 의장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이 매체 배삼준 대표는 최근 "맹목적 찬양만 하는 노빠 언론은 없어져야한다"며 대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데일리서프는 12일 "추가적인 경제성장을 강조한 김 의장은 '개혁'을 바라던 국민들의 정서에 찬물을 끼얹고 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다시피 했던 이전 열린당의 전철을 똑같이 되밟고자 하는 것으로 비친다"며 헐뜯었다. '추가적인 경제 성장'을 강조하기보다 '분배논리'에 치우쳐야만 열린당이 지지세력을 결집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데스크칼럼'이라는 이 기사는 "김 의장이 좌파적 인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카멜레온 색을 입고 있는 지도 모른다"면서 "그래서 김 의장이 이미 꼼수 정치를 시작했다는 의견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따져들었다. 기사는 말미에 "2002년 대선 당시 수구세력들에게, 또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빨갱이'였지만, 국민들은 노무현을 선택했다"며 김 의장에게도 사실상 '빨갱이'가 되라고 요구했다.

    13일 '실용주의 선회한 김근태, 해법인가 전향의향서인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는 "당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가 수출진흥위원회의 모습을 따르는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비대위 첫 회의에서, 그것도 개혁세력의 대부였던 김근태 의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70년대 박정희식 경제개발 모델이 거론됐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며 김 의장의 '전향'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데일리서프는 이날 또 극렬 '노빠'인 고은광순이란 네티즌의 칼럼을 통해 "개혁이 국민을 피로하게 한다는 생각은 철딱서니없다"는 자신들만의 주장을 펴며 '좌파 김근태'를 옹호하는 듯한 기사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