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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뉴데일리 기사를 보면 전여옥 의원이 노빠 인터넷 신문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기사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씨는 월간조선 7월호에 대략 이런 내용을 기고했다. 자신의 ‘대졸발언’과 ‘DJ 치매 발언’ 논란과 관련해 ‘노빠 매체’들과 싸웠던 과거를 이야기하며 노빠 매체들의 공격에 결코 지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전씨 ‘한나라 의원들 가운데 오마이뉴스 끄나풀 같은 사람 있어’
그리고 전씨는 자신을 비판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적고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마치 오마이뉴스 끄나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들은 동지애도 없었다’라고 비난했다.
나는 전씨의 주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이것이다. 노빠 인터넷 신문과 전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반대로 보수 인터넷 신문들이 번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씨가 지칭하는 노빠 인터넷 신문들은 여전히 인터넷 공간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인터넷 신문들은 아직 노빠 인터넷 신문들의 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대형 보수신문들이 있기는 하나 기존 대형 보수신문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노빠 인터넷 신문을 압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① 대형 보수신문들은 사회의 모든 내용을 다루는 까닭에, 그리고 오프라인 신문인 까닭에 발빠른 노빠 인터넷 신문에 비해 동작이 늦다.
② 대형 보수신문들은 기사 자체의 상업적 가치도 중요하게 판단하므로 보수진영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상업적 가치가 없는 기사는 다루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노빠 인터넷 신문’의 천적은 ‘보수 인터넷 신문’
군대에서 쓰는 각종 무기의 발전 역사를 보면 탱크의 천적은 탱크이고, 전투기의 천적은 전투기임이 입증되고 있다. 그래서 각국은 유도탄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수준의 탱크와 전투기 전력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노빠 인터넷 신문의 천적은 대형 보수신문이 아니라 보수 인터넷 신문이다. 전씨가 바라는대로 노빠 인터넷 신문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보수 인터넷 신문이 분발해야 하는 셈이다.
전씨는 한 사람의 개인이며 노빠 인터넷 신문은 거대한 언론이다. 오마이뉴스와 데일리서프만 합쳐도 기자 수가 족히 100명이 넘는다. 구독자 수와 시민기자 수 까지 합치면 거의 수십만에 해당하는 인력을 갖고 있는 강력한 권력집단이다. 이런 권력집단에게 전씨 혼자 맞선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마땅히 이런 권력집단과 싸우겠다면 보수 인터넷 언론과의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 인터넷 언론과의 협력의 조건은 뭘까. 그리고 전씨의 다짐이 확고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공표할 수 있는 장치는 뭘까. 그것은 보수 인터넷 신문에 대한 후원에 참여하는 것이며 필진으로 나서서 글을 쓰는 것이다.
전씨는 전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지갑을 열라
보수사회 일각에서는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거의 대부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보수 인터넷 매체들에게 광고를 거의 집행하지 않은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전씨도 한나라당 의원의 한 사람인만큼 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다면 노빠 인터넷 신문과 전쟁을 할 것이란 다짐도 공허한 정치인의 허세 정도로 끝날 것이다.
전쟁은 입이 아니라 힘으로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은 곧 돈이다. 전씨는 전씨의 우군인 보수 인터넷 매체들을 위해 지갑을 열고 글을 보내라. 그리고 한나라당과 보수사회에 보수 인터넷 매체에 대해 금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홍보해달라.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전씨가 싸우겠다고 다짐한 노빠 인터넷 매체들의 언론권력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언론권력이 만들어 진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씨는 정말 자신의 다짐을 실천으로 옮기고 싶다면 어려움에 처해있는 보수 인터넷 매체들을 위해 직접 나서기 바란다. 노빠 인터넷 매체에 전쟁을 하겠다고 해놓고는 정작 전쟁의 선봉에 서 줄 보수 인터넷 매체를 위해 노력하지는 않겠다고 한다면 전씨의 다짐은 한낱 허세였던 것으로 증명될 것이다. 종이호랑이를 무서워하는 이는 아무도 없듯 허세만 앞세우는 정치인은 대중의 비웃음만 살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