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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술본부 양주중계소 송신인프라팀 소속 엔지니어 김세창 차장(47)이 지난 25일 새벽 갑자기 사망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28일 “격무가 원인”이라며 정연주 사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차장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고지에 위치한 송∙중계소에서 24년간 시스템 정비 근무를 해 온 김 차장이 지병이 없었고 최근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평소보다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며 비상근무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5월 8일 새벽 제주방송총국 신입기자인 민경삼(30)씨가 제주총국 사택에서 수습과정을 밟기 시작한 지 5주 만에 돌연사한지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KBS는 직원들의 잇따른 과로에 의한 사망으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KBS 노조는 이날 ‘정연주는 잇따른 조합원의 죽음에 책임져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지난해 12월 낮 방송 실시 이후 주간 업무가 모두 심야 정파시간에 이뤄지게 되면서 김 조합원이 열악한 업무 환경에 시달려야 했다”며 “김 차장이 최근 재난재해 방송을 위해 긴급출동과 밤샘근무를 계속했고 심야와 새벽에 촌각을 다투며 이뤄지는 긴급정비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된 것이 사망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 사장이 재임기간 동안 과로와 스트레스로 우리 곁을 떠난 동료의 수는 손에 꼽기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정 사장은 그러나 계속되는 조합원들의 순직과 산재사고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잔인함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또 “계속되는 조합원들의 죽음에 회사가 대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쥐어짜는 조합원의 고혈과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경영성과를 이루려 한 정 사장이 모든 조합원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000명 조합원의 울분과 한이 서슬퍼런 칼날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