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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경향신문이 대형 광고주를 의식해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이 포스코를 점거했던 포항 건설노동자들을 격려하는 의견광고의 게재를 거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매체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27일 ‘포항 건설노동자들께’라는 제목의 광고를 두 신문사 광고국에 게재 요청했지만 한겨레 광고국 관계자가 신문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들며 삼성 포스코 등 대형광고주들의 이름을 빼지 않으면 광고를 실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가 경향신문에 게재하려한 광고시안 ⓒ미디어오늘
정형숙 금속노조 편집국장은 “한겨레 광고국에서 ‘포항 건설노동자 파업 기사’로 포스코 광고가 많이 떨어졌는데 삼성까지 광고가 끊어지면 안된다”며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겠다’는 문구를 ‘포스코 등 모든 사업장’으로 고쳐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의견광고는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있었다면 ‘주 5일제 실시’ ‘1일 8시간 노동제’처럼 가장 밑바닥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가 이렇게까지 외면당하고 공격 당하진 않았을 텐데 미안하다”며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정씨는 또 “경향과는 60만원에 게재하기로 얘기가 돼 편집한 광고안을 보냈는데 (경향쪽에서) 10분 뒤에 전화를 걸어와 ‘포스코 때문에 어렵겠다’고 했다”며 “광고 중간에 ‘포스코를 뚫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는 중간 제목에 ‘포스코’가 본문 내용보다 더 큰 활자로 들어가 있었던 것이 거절 사유였다. 후에 ‘광고 내용과 관계없이 단가만 맞으면 얼마든지 게재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 뒤 나에게 전화를 걸어 450만원을 주면 게재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삼성과 포스코의 산별노조 가입은 금속산별노조의 최우선 조직화 과제인데 두 회사의 이름을 빼라는 것은 금속노조의 목표를 수정하라는 것”이라며 “기사도 아니고 포항 건설노동자들을 위로하고 산별노조 가입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을 전하고자 한 의견광고일 뿐인데 두 신문사에서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겨레 광고국의 한 간부는 “문구를 수정하지 않으면 게재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경향 광고국 관계자도 “의견 광고기 때문에 단가만 맞으면 광고를 게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미디어오늘이 전했다. 한겨레 간부는 “건설노동자도 중요하지만 광고매출을 책임져야 하는 광고국으로서는 한겨레 노조원의 월급도 중요하다. 돈 없는 노조를 위해 싸게 열어놓은 생활광고 지면인데 한겨레가 희생을 하는 것은 외면한 채 노조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겨레는 28일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광고 게재를 거절한 것은 담당자의 개인적 판단이었다"며 "금속 노조 광고를 게재한다는 것이 한겨레의 공식입장"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