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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동조합은 지난 3월 방영된 ‘KBS스페셜’의 시청자 판매용 비디오테이프에서 참여연대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이 삭제된 것을 17일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KBS노조는 이날 신관 로비에서 ‘박복용 PD 프로그램 외압설’의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시청자 판매용 테이프에서 참여연대 관련 부분이 삭제된 것과 삭제 지시를 내린 관련자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S 노조는 지난 8일 KBS PD협회 조합원들과 함께 ‘박복용 PD 양심선언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3월 26일 방영된 KBS 스페셜-자본은 왜 파업을 하는가?’의 판매용 테이프에는 ‘참여연대 부설단체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SK의 기업 지배구조 정보를 외국 투기자본인 소버린에 돈을 받고 팔았다’고 비판하는 5분 분량의 내용이 빠져있다.
이들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방영 내용을 국민과 제작 PD의 동의 없이 KBS 관계자가 임의로 삭제한 것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자 업무방해이며 철저한 조사를 외면한 정연주 사장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KBS노조는 박 PD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정 사장이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민희(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당시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에게 의견을 구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조사결과 박 PD의 상관인 이규환 팀장이 관련 부분을 프로그램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제작중단 지시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대상자인 정 사장, 김 처장 등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정 사장의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박PD 양심선언 내용에 대한 소속팀 일동 명의의 반박문이 일부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관련 PD들 대부분은 그 내용도 몰랐다”며 “다음주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