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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60)이 차기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되자 이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KBS 이사회(이사장 김금수)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3명의 사장 응모자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한 뒤 투표를 거쳐 정 전 사장을 단독사장 후보로 임명제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전 사장은 5차례 투표를 거친 끝에 최종 투표에서 재적 과반수(6표)를 얻어 후보로 선정되는 등 선임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이날 최종 후보 군에는 정연주, 김인규, 김학천 후보 등 3명이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 후보는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제 17대 KBS 사장으로 최종 임명된다. 그러나 정 전 사장 후보는 그 동안 KBS 노조로부터 방만한 경영을 이유로 사장 재선을 거부당해왔으며 ‘정권유착’의 의혹을 받으며 일각에서는 ‘KBS를 정권홍보 방송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 전 사장후보의 임명 제청 사실이 알려진 이후부터 10일 오전까지 KBS 자유게시판에는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디 ‘박동수(pds916)’은 “정연주 아직도 KBS에 미련이 남았냐, 노무현 하수인 노릇 그만큼 했으면 집구석으로 돌아가라”며 “사기 쳐서 노무현 청와대 보냈으면 됐지 또 사기 쳐서 노무현 정권 연장하려고 하느냐, 만약 정연주 다시 임명한다면 시청료는 꿈도 꾸지 마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형복(wwmll)’도 “강한 국민적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뇌무(腦無)현 정권이 정연주에 집착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 대선에서 KBS를 정략적으로 이용해보겠다는 의지 외에 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언론개혁, 국민의 방송은 웃기는 얘기”라며 “정연주를 앞세워 대선에서 방송을 이용해 보려는 모양인데 망해가는 식당 앞에 똥 바가지 역할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뇌무현은 역시 어쩔 수 없는 뇌무현이라는 생각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냉소했다.
또 조선일보 게시판에 아이디 ‘pis38’은 “바둑을 둘 때 대마가 죽게 되면 빤히 질 줄 알면서도 무리수를 두게 된다”고 전제한 뒤 “대개의 프로기사들은 깨끗이 돌을 던져 승복하지만 덜 떨어진 아마추어나 막걸리 바둑을 배운 종자들은 몽땅 죽을 때까지 무리수에 자충수까지 두는 짓거리를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uuglee’는 “정연주는 취임 후 지금까지 정치권력에 아부하고 편파보도, 흑색선전, 노 정권의 시녀로서 나라를 말아먹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자가 아니냐”며 “노무현의 꼭두각시 정연주는 즉각 사임하라”고 주장했다.
‘pyh04101’도 “대통령의 인사권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행해져야 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으며 ‘kykim’은 “정연주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모두 불행한 선택”이라며 “깽 판친 정권을 지켜주려는 정연주는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유치장을 가게 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정 사장후보의 임명제청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게시판에 아이디 ‘erosinm’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며 “노씨가 곳곳에 수족을 심기에 바쁜 것을 보니 임기 말이 무척 두려운가 보다”며 “이미 터진 둑을 막을 수 있겠느냐, 임기 말이 아니라 임기 후를 생각하라”고 충고했다.
‘dwmi’도 “KBS를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시킨 정연주를 연임한 것 보니 노 정권이 갈 때까지 다 갔다”고 전제한 뒤 “내년 정권 바뀌면 청와대 놈들 비롯해 감옥 갈 놈들 많겠다. 그 때가서 무슨 개소리를 할지 모르겠다”며 “경기 나빠 스트레스 쌓이는데 이런 쓰레기들 하는 짓거리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고 적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사회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이 추천한 방석호(홍익대 교수) 추광영(서울대 교수) 이춘호(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KBS 이사는 강력히 이의를 제기한 끝에 이사직에서 나란히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정 전 사장 임명을 반대해 온 KBS 노조와 야당, 시민단체 등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