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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동조합(위원장 진종철)은 16일 차기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된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KBS 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내고 “KBS 정치적 독립을 열망하던 조합원들에게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현 사태의 책임을 지기 위해 목숨걸고 모든 수단을 이용해 정씨의 출근을 막겠다”고 말했다.
KBS 노조는 15일 오후 비대위를 열고 출근저지 투쟁을 결의했다. 출근저지는 현 집행부의 임기가 끝나는 12월말까지 계속될 방침이다. KBS 노조는 지난 7월 임기가 끝난 정 전 사장이 방송법에 따라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하려고 출근했을 때도 저지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장추천위원회를 제도화시키지도, 정씨의 사장 제청을 막지도 못했다. 덜 쉬고 덜 잤으면 ‘굴종’의 KBS 역사에 정치적 독립의 초석을 놓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지난 며칠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당장 모든 비대위원들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그것은 가장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현 사태의 근본책임은 노무현 정권과 KBS 이사회, 정씨에게 있다. 방송을 자신들의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노 정권과, 사추위라는 최소한의 민주적 틀마저 걷어차며 정권 거수기 역할을 한 이사회와 정씨를 놔두고 순순히 물러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정권의 하수인’ 정씨가 KBS에 낙하산으로 입성하는 것을 막는 것만이 현 사태의 책임을 지는 행동”이라면서 “아직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독립 의지까지 버릴 수는 없다”며 결의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