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성경륭)가 유력 지역언론에 홍보기사를 써달라며 거액의 금액을 제시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균발위는 최근 전국 권역별로 ‘2단계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순회 설명회를 열면서 경남도민일보에 1~2개면 전면을 할애해 관련 특집기획기사를 써주면 그 대가로 500만원을 ‘취재협찬’ 명목으로 주겠다고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이 신문은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전반적으로 진단해보고 기획시리즈물로 취재보도하겠다"고 했으나, 균발위 홍보책임자는 ”기획시리즈로 하지 말고, 17일 부산에서 열리는 2단계 균형발전정책 및 투자설명회에 맞춰 해당 주제로 1개면 전면을 할애, 특집기사를 써달라“고 했다.

    경남도민일보는 이 홍보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경남도민일보의 경우 이미 늦었으니 17일 행사는 지상중계 형식으로 써주시고, 이번주 내에 별개면을 확보해 2단계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특집기사를 써주면 된다"면서 "거기에 대한 세부계획, 즉 제목은 어떻게 가고, 관련 박스는 어떻게 하고, 사진은 뭘 쓸 건지 계획을 보내주고 같이 협의해서 '좋다'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이 홍보책임자는 "오늘 ○○일보를 보시면 ○면에 우리랑 협의했던 기사가 나갔으니 그걸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으며, '지원되는 돈이 취재비용 지원이냐, 아니면 광고비 명목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취재협찬으로 보면 된다"면서 "다 끝나고 나면 500만원 내에서 정산해드릴 것"이라고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균발위의 이 관계자는 '그 돈이 균형발전위원회 예산이냐'는 질문엔 "그것까지 알 건 없다"면서 "담당자를 지정해주시면 나중에 다 정산해 드린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민일보는 “이같은 균발위의 주문이 언론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국가기관의 신언론통제 정책'이라는 판단 하에 이 사실을 보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신문은 균발위 홍보책임자의 발언 중에 ‘오늘 ○○일보를 보시면 ○면에 우리랑 협의했던 기사가 나갔으니 그걸 참고하면 된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다른 지역역언론에도 같은 방식으로 홍보성 특집기사를 쓰게 하고 돈을 지원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민일보 구주모 편집국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관으로부터 협찬을 받거나 공동기획을 한 전례는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기관이 자신들의 행사를 전면에 걸쳐 소개해주고 세부적인 기사의 방향까지 요구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구 국장은 “언론사 논조에 맞게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불러주는 것을 받아쓰라는 것 같은 자세는 국가기관으로서 온당치 않은 자세”라면서 “우리와 그쪽 담당자가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균발위 입맛대로 보도해 달라는 식의 느낌을 받았다. 성과를 알리고 싶어하는 것은 알겠지만 언론사에 이런 식의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