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남북정상회담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중앙일보 기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참여정부의 임기가 끝나면 언론들의 부끄러운 행태를 정리해 책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조씨는 지난 4일 자신의 네이버 카페에 '중앙일보, 사과라도 해야지'라는 칼럼을 통해 "언론같지 않은 신문인 조·동·문(조선 동아 문화일보)은 읽지도 않고 비판할 일도 없다"고 운을뗀 뒤, "그나마 한겨레, 중앙, 경향에 대해 비판을 하는 이유는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중앙은 이 중 가장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가장 부실한 신문이라는 점에서 나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중앙일보의 3일자 톱기사에 대해 "톱기사 사진은 노무현 대통령과 무표정한 김정일이 북한 의장대 사열하는 장면이었다"면서 "전세계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내외분의 모습을 잡았는데 참 독특하더라. 게다가 제목은 '차분한 만남 2000년 드라마와 달랐다'였다"고 투덜댔다.

    조씨는 이어 "사진 바로 밑의 제목은 '2000년 첫날과 비교해보니', ' 함께한 시간 DJ 땐 122분 이번엔 12분', '포옹 않고 한 손 악수... 시종 무표정', ' 백화원 영빈관까지 차량 동승 안 해', '노대통령, 김영남 20분 카퍼레이드' 였다"면서 "이게 가십성 기사지 어디 주요 일간지 1면 톱에 나올 꺼리가 되느냐. 참 신문의 수준을 알아볼만 하다"고 비아냥거렸다. 

    중앙일보 3일자 톱기사ⓒ참평포럼

    또 그는 "화요일(2일) 중앙일보 우측 톱은 한나라당 이 후보의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면담을 주선했던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차관보의 일방적 주장을 뽑았다"고 말한 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외교적 수사를 이해하지 못한 강영우씨가 예의상 고려해보겠다고 한 미관리의 발언을 확정적이라고 기자들에게 호들갑을 떨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오늘자(4일) 중앙일보 기사가 스스로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한심한 것은 29일 토요일자 1면 톱 기사"라면서 "'이명박, 내달 15-16일 중 부시 면담 노 대통령에 대한 불만 미국, 우회적으로 표출', '한국 야당 후보로는 처음', ' 백악관 의전 부실장 통보' 등의 기사는 '백악관 의전 담당 부실장이 공식 문서를 통해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며 "강영우씨는 그렇다해도 문서로 면담사실을 확인했다는 한나라당은 문서라도 공개하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기자들이 이런 것 추적 확인 취재도 안하고 어물쩍 넘어갔느냐"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29일자 중앙일보 1면톱ⓒ참평포럼

    조씨는 이어 "이렇게 몇 일 연짱 그것도 신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면 톱에 오보를 내놓고 사과 한 마디 없이 대강 넘어 가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 다른 나라 같으면 언론사 간판이라도 내릴 대형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한 뒤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의 외교 마찰을 불러 일으킨 무책임한 기자를 징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언론의 수준이 이 정도이면서 교수의 표절이나 학위위조를 나무라고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나무랄 자격이 있느냐"며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한 뒤 "오늘(4일) 아침 중앙일보를 보니 그야말로 꼬리를 바짝 내렸더라. 6자회담 타결에 이어 남북정상회담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니 기회주의적 속성이 발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씨는 "참여정부 임기가 끝나면 이런 언론들의 부끄러운 행태를 조목조목 정리해 책으로 만들어 언론지망생들의 필독서로 만들 생각이다. 역사에 두고 두고 기록으로 남겨 신문사와 기자들이 자식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