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30일 사설 'KBS는 국민을 뭘로 보고 지금 이런 방송 하나'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KBS는 지난 26일 밤 9시 뉴스에서 전날 KBS 이사회가 "2007년 경영은 부정적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경영평가 결론을 내린 데 대해 "보고서를 만든 외부 평가위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 9시 뉴스는 지난 15일에도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 채택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라며 "이에 반대하는 이사 한 명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22, 23일엔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를 "정략적 표적 감사"라고 비난하는 보도를 세 차례 내보내면서 "정 사장을 압박하는 정부의 카드"라는 일부 단체 주장을 인용했다.

    KBS는 국민들 돈으로 사장과 직원의 월급을 주고, 그 돈으로 사장 승용차 기사의 월급을 주고, 그 돈으로 휘발유를 사 넣고, 그 돈으로 수억 원씩 하는 방송 기자재를 사들이고, 그 돈으로 전기료를 내고, 그 돈으로 호화판 해외 로케이션을 하며 촬영기를 돌리는 회사다. 자기들 돈 한푼 안 집어넣고 오직 국민 돈으로 하나에서 열까지를 모두 소비하는 이 KBS가 정연주 사장이 무슨 KBS의 왕(王)이라고, 그 사장이 15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내 또 그 구멍을 국민 돈으로 메울 수밖에 없게 됐다며 정 사장의 경영무능을 지적한 이사회 결정을 들이치기 위해 국민 돈으로 만든 전파를 마음대로 낭비하는가. KBS는 정연주 왕과 정연주 가신(家臣)들의 사유물(私有物)이란 말인가.

    KBS는 과거 정권 때 정권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 건국 공로자와 6·25 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국군 원로들을 모욕하기 위해 국민의 전파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자기 국민의 석유를 갖고 생색내기 위해 부자나라 영국에 공짜로 제공하면서 거드름을 피웠던 베네수엘라의 선동정치가 차베스를 칭송하는 한 시간짜리 방송을 내보내며 대한민국이 본받아야 할 모범이라고 얼빠진 소리를 해대기도 했다. 그렇게 '국민의 전파'를 '권력의 전파'로 만들더니 이번에는, '사장의 전파'로 까지 만들어버렸다.

    더욱 웃기는 것은 이런 짓을 하면서 정연주 사장 후원회 회원 같은 사람들이 모여 '공영방송 독립성 사수(死守) 결의대회'라는 코미디 같은 모임을 하는 건 빼놓지 않고 방영하고 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 가운데 단 한 명도 KBS의 전파가 '권력의 전파'가 됐을 때 항의하고 나선 적이 없다. '권력의 전파' 시절 박수부대가 어디서 낮잠을 자고 있다 나왔는지 이번에는 '정연주 사장 사수대(死守隊)' 노릇을 하겠다고 KBS 주위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는 게 지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