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정부 시절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실세 국회의원들이 KBS 방송 프로그램에 가족이나 지인을 출연시켜 달라는 청탁을 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된 데 대해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사장의 '빽'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래서 KBS 정연주씨가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정씨가 8월 6일부터 10일까지 북경 올림픽에 가서 중국의 높은 사람들과 파티에서 만나 글라스를 부딪칠 계획이라고 한다"고 성토하며 "검찰 조사는 안받고, 외국으로 날아와 파티하는 공영방송의 사장을 그들이 속으로 뭐라고 생각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씨가 지금 가야할 곳은 북경이 아니라 검찰조사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대변인은 이어 "노무현 정부시절 정권 실세 M씨, S씨, B씨는 깜도 안되는 가족을 출연시키고 상까지 타게 해줬다"며 "이들은 공영방송 KBS를 마음대로 주물렀다"고 질타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은 17대 국회에서 여당 고위직으로 활동한 M·S·B 의원이 KBS 방송 프로그램에 가족과 지인을 출연시켜 달라는 청탁을 했고, 연말 가요대상 수상자에 포함시켜 달라는 요청도 했으며 이들의 청탁은 모두 성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연주씨 배임 문제는 이미 사실 관계가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방송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던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정씨를 KBS사장에 앉혔고, 노조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연임시켰다"고 질타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31일 KBS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정 사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KBS는 이를 거부했다. 감사원은 지금까지 정 사장에게 구두 요구를 포함해 4차례 출석을 요청했다. 감사원은 8월 중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한 뒤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정 사장에 대한 법적 조치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