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논객 조갑제씨는 "검찰이 늦게나마 정연주 KBS 사장을 출국금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정 사장의 배임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정 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검찰의 조치는 수세에 몰린 정 사장이 막판에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사장의 두 아들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이며 정 사장 또한 한동안 미국에서 체류했다.
조씨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검찰이 정 사장에게 지금까지 다섯 차례 출두를 요구했지만 정씨는 출석을 거부했었다"며 " 보통사람이 두 차례 정도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면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연행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물론, 감사원도 4차례 출석을 통보했으나 정 사장은 일체 응하지 않았다.
조씨는 "정연주는 법 질서 수호를 사명으로 하는 국영방송의 책임자다. 그는 국법질서에 도전한 셈"이라며 "정상적 국가에서라면 다른 것은 볼 필요도 없이 이런 행위 하나만으로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질타했다. 조씨는 이어 "정 사장 출국금지는 5일로 예정된 감사원의 KBS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뤄져 주목된다"며 "이에 따라 정씨는 중국 북경 올림픽을 참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6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북경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도 지난 1일 정 사장 중국 방문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면서 "정씨가 8월 6일부터 10일까지 북경 올림픽에 가서 중국의 높은 사람들과 파티에서 만나 글라스를 부딪칠 계획이라고 한다. 검찰 조사는 안받고, 외국으로 날아와 파티하는 공영방송의 사장을 그들이 속으로 뭐라고 생각할까"라며 "정씨가 지금 가야할 곳은 북경이 아니라 검찰조사실이다"고 검찰 출두를 종용한 바 있다. 반면, MBC 사장 출신인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KBS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정 사장의 북경 출장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것인데 이걸 못 가게 한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정 사장을 옹호했다.
그동안 검찰은 정 사장의 배임 액수를 계산하는 등 보강 조사를 진행해왔고, 감사원 감사 결과를 참조해 정 사장의 신병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KBS는 2300억원의 법인세 소송 1심에서 승소하고도 항소심에서 500여 억원을 환급받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해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돼 왔다. 감사원은 5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정 사장 해임요구 방안을 포함해 KBS 특별감사 결과를 최종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