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 프로야구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1박2일' 팀이 19일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에서 무리한 진행을 한 것.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출연진 ⓒKBS
    이날은 시즌 막판 치열한 2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날이었다. 또, 롯데가 지난 95년 LG가 세웠던 126만 4762명의 종전 최다관중 기록을 넘어 시즌 누적 관중 126만 6213명의 대기록을 작성한 날이기도 했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매표시작 24분 만에 표가 동날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장의 1루석 100여 석이 1박2일 팀을 위해 마련됐고 이 중 절반은 촬영 편의를 위해 비어 있었다. 반면, 바깥에서는 암표 가격이 3배 이상 뛰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프로그램 제작진은 녹화를 이유로 들어 경기를 관전하러 온 야구팬들의 길목을 차단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1박2일' 출연진은 5회 말이 끝난 뒤, 운동장 정비시간(클리닝 타임)에 그라운드로 나와 노래를 부르면서 촬영을 시도했다. 클리닝 타임은 대개 3~5분 정도 걸리지만 '1박2일'은 10분 이상 시간을 끌어 경기 흐름을 방해했다는 핀잔을 들었다.

    이번 방송은 지난주 KBS가 롯데에 촬영 협조를 구하면서 이뤄졌지만 프로그램의 인기를 과신한 무리한 행위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를 생중계하던 MBC ESPN의 한명재 아나운서는 "분명히 자리가 있는데 관중이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중들을 경기장에 못 들어오게 하고 촬영을 하는 건 어느나라 방송에서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1박2일' 팀을 비판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야구하는 데 방해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 게시판에 글을 올린 '권영준'은 "1박2일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해라"고 일갈했고, '한선행'은 "경기 중 좌석을 찾아가려는 아저씨를 내쫓던 경호원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