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4일 2월 임시국회 법안처리와 관련해 "소수당, 82석밖에 안되는 정당에 결재를 받지 않으면 모든 정책을 집행할 수 없고 민주당 동의가 없으면 모든 경제·사회정책을 집행할 수 없는 구조라면 선거가 필요 없을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금까지 (18대 국회 들어) 9개월동안 일방 독주한 전례가 없다"며 "본회의장도 사전 점거하는 식으로 억지떼를 쓰고 국회를 소말리아 국회로 몰고가려면 곤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월 6일 여야합의에서 상정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미디어 관련 법안을 국회에 상정해 빨리 토론하고 논의해야한다"면서 "논의 자체를 막는다는 것은 옳지 않으며 (논의 후) 2월에 상정해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자 손석희씨가 민주당의 반발은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표결처리와 직권상정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하자 홍 원내대표는 "선거를 왜 하느냐"며 "다수당이 되면 의회에서 정책을 원하는 대로 가져갈 수 있고 가능하면 사회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홍 원내대표와 손씨의 신경전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소말리아 국회' 발언에 손씨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홍 원내대표는 즉각 "아니, 웃지 마라"고 각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는 손씨를 향해 "(미디어 관련법안은) MBC하고 상관이 없다"며 "지금 MBC하고 일부 언론단체에서 오해하고 있다. 자꾸 언론장악법이라고 국민한테 허위선전을 해가지고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잘못 알게 만들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손씨가 방송규제 완화가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국회예산처의 평가 내용을 언급하자 홍 원내대표는 "IPTV 시대로 들어가면 (일자리는) 2만개가 아니라 3만개도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고, 손씨는 재차 "미국 같은 경우에 신문방송 겸영으로 갔더니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있으니 확인해보라"고 맞섰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아침에 그거 말고 다른 것도 많이 물어보겠다고 했으면서…"라며 "왜 자꾸 방송법만 나오면 우리 손 박사님이 이리 열을 내고 그러냐"고 꼬집었다. 손씨는 "내가 열을 낸 적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홍 원내대표와 손씨는 방송 말미에도 각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는 늘 예상보다 조금씩 (시간이) 길어진다. 진행자도 적절히 긴장시키기 때문에 (그렇다)"는 손씨의 말에 홍 원내대표는 "아니다. 손 박사님이 자꾸 방송법 갖고 신경쓰니 인터뷰가 길어지는 것"이라며 받아쳤다.

    또 홍 원내대표는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당내 건전한 비판세력이 되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주류, 비주류로 나눠지는 당내 계파갈등에 불과해 옳지 않다"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3김 시대, 패거리 정치 시대가 아닌데 계파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시대 상황에 안맞아 옳지 않다"면서 "여당이 됐으면 모두 한 마음으로 정부 여당을 떠받치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