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강호순의 얼굴 공개를 비판했던 경향신문이 5일자 1면 "진압작전에 '용역 동원' 확인"이라는 제목의 용산 시위사고 관련 기사에서 소방수을 뿌리는 한 남성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없이 게재했다.

    경향신문은 기사에서 "용산 철거민들에 대한 경찰 진압작전에 철거 용역업체 직원이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진압작전에 용역업체의 참여는 없었다고 밝혀온 경찰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어 "검찰은 소방수를 분사한 용역업체 직원 정모씨와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경찰관들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5일자 경향신문 1면. 경향닷컴 화면 캡처.

    1면에 실린 사진에는 "용산 참사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서울 한강로 철거민 농성 현장 옆 건물 옥상에서 철거용역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경찰 보호를 받으며 철거민들을 향해 물을 뿌리고 있다"는 설명을 포함했다.

    경향신문 3일자 "'범인얼굴 공개' 일부 언론의 이율배반 기사. 경향닷컴 화면 캡처.


    앞서 경향신문은 3일자 "'범인얼굴 공개' 일부 언론의 이율배반'이라는 기사에서 일부 언론의 강호순 얼굴 공개를 비판했다. 기사는 "요즘 일부 언론의 행태를 보면 이를 마치 지면의 홍보를 위해 상업적·선정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라며 "연쇄 살인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데 앞장선 모모 신문은 마구잡이라 할 만큼 일방적으로 사진을 공개하고 찬성 여론을 소개하는 '자화자찬' 기사를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또 경향신문 손동우 사회에디터는 최근 한 언론보도에서 "반인륜적 범죄나 흉악범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 언론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소지가 높은 만큼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르는 것이 맞다"면서 "사진을 공개한 언론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오히려 국민을 선동해 여론재판을 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