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지국과 보급소들이 구독을 조건으로 금품 살포 및 판촉을 하는 행위를 보도한 MBC의 보도가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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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11일 MBC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한 '돈 주며 구독권유' 화면에 '조선일보' '중앙일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 MBC화면캡처
    MBC는 지난 11일 '돈 봉투로 '신문 구독' 유인'이라며 신문보급소의 판촉행위를 조사하면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신문사를 지목했다. 그러나 그외 신문사에 대한 언급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MBC는 신문판촉사원의 말을 인용해 "조선일보 하나 보실래요? 조선일보, 돈인데요, 신문 봐주시면 드리는거에요"라는 부분과 "중앙일보 보고 계세요? 신청하시는 분들한테 드리는 거예요"라는 부분을 자막처리했다. 

    MBC는 신문 불법유통 감시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신문사 불법 판촉활동 신고건수'를 인용해 보도하면서도 어느 신문사가 몇건으로 적발됐는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특정 언론사 공개에만 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MBC는 "자전거, 상품권에 이어 이제는 돈으로 독자를 사려는 시도까지 탈법적인 신문판촉 경쟁으로 신문시장은 점점 더 혼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뜻보면 신문 불법 유통행태 전체에 대한 비판같지만 사례로 특정 언론사 이름을 거론해 비난을 가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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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신문들의 불공정 판촉행위를 비판하며 보도의 신선함에 동의하는 글도 있었지만, MBC의 보도 행태를 꼬집는 글도 많았다.  'LKA0701'은 "일부 신문사를 거론한 것은 공정 보도의 원칙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했고 'HOCUHOCU'은 "신문 방송 겸영법과 관련해 신문사와 방송사가 대립되고 있으며 모 신문에서 연일 MBC 공정 보도에 관해 비판 기사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묵은 감정을 표출한 것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마저 생긴다"고 지적했다.

    2006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당시, 신문 구독을 조건으로 한 경품제공 행위 등에 대한 신고 포상금 제도 시행 이후 모두 117건이 신고됐는데 당시 적발된 신문지국은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3개사가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경향신문과 문화일보, 세계일보도 각각 1곳씩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신문업계의 불공정거래행위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제정된 규제조치인 '신문고시'는 무가지와 경품 제공을 유료대금의 20%로 하며 신문구독 사절 후 7일 이상 강제 투입하지 말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5년 한국언론학회가 미디어오늘 창립1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중동 (조선 중앙 동아) 독자는 76%가 경품이나 구독료 할인 혜택을 받고 구독하게 됐다고 답했고, 군소 신문의 경우도 경품을 받고 구독한 경우는 전체 구독자의 45%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한국언론학회가 발표한 자료 표

    이런 상황에서 특정언론사의 실명을 거론한 MBC의 보도행태는 비판 여지가 크다. 이날 MBC게시판에 글을 올린 'TOOSUN23 '는 "사실 신문의 금전(경품)제공 구독유혹은 잘못된 사회문제가 틀림없지만 신문이야 말로 보수냐 진보냐 따라 민감하게 갈리는 분야인데, 뉴스를 전할 때 구체적으로 신문사별로 다 취합해 본 후 '조중동만 그러더라'면서 뉴스를 전해주든지…밑도끝도 없이 조선과 중앙일보만 케이스를 잡아서 전해 주면 이건 누가 봐도 편파적이지 않느냐. 우리 동네는 한겨레도 분명히 경품주고 있다"면서 "순수한 의도로 뉴스를 올렸다해도 색안경을 끼게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편파방송 개혁을 기치로 내건 '공영방송발전시민연대'(공발련) 신현덕 사무총장은 1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례선택은 기자의 양식에 맡기는 것이지만 보편타당하게 맞는 선택을 해야하지 않겠나"면서 "일방적으로 치우친 보도행위에 시청자들은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유통원 한 관계자는 "(신문구독판촉행위가)최소 2~3년간 적발하지 않아서 정확한 발표자료는 없지만 MBC가 보도를 하지 않은 군소 신문, 경향이나 한겨레 신문 같은 경우도 그런 행위가 없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적은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