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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자금으로 29억여원을 받아 구속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가 지난 정권서 발생한 각종 비리의혹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 결과에서다. 건평씨는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불법선거자금을 직접 친노인사에 배달하거나 "도와주라"며 거간꾼 노릇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자 언론은 건평씨의 행각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후보 끌어들이고, 돈 배달하고… 노건평씨, 각종 선거 개입"(조선일보) "'경남 당대표' 봉하대군"(한국일보) "'박연차 검은돈' 밑천삼아 도지사-의원 선거 개입"(동아일보) "봉하대군은 '시골의 어수룩한 형님'이 아니었다"(세계일보) "노건평씨는 사실상 김해 대통령이었다?"(국민일보) 등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를 보도했다.
한겨레는 "노건평씨 '전방위' 로비 개입"이라는 제목으로 비교적 짧게 다룬 뒤 같은 면에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 '로비 흐름' 알았을까"라는 기사로 현 정부 인사의 관련 의혹을 부각했다. 경향신문은 "형·핵심측근…'노의 사람' 줄줄이 부패의 덫" 기사에서 건평씨 사건을 전했다. 대표적 친노사이트로 알려진 오마이뉴스는 '진단'이라면서 "박연차 수사, 친노조직에 집중되는 이유"라는 주장을 내보냈다. 이 사이트는 이날 어느 기사에서도 '노건평'이라는 이름을 제목에 붙이지 못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자 사설 "도덕성 장사로 재미 봤던 노 정권 사람들의 본색"에서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설은 "노 정부는 입만 열면 전매특허라도 얻어놓은 듯 도덕성을 들먹였다"고 적시한 뒤 "노 전 대통령은 '이권이나 인사청탁에 개입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력의 우산 아래 보호받고 있던 5년 임기가 끝나면서 그들의 추한 '본색(本色)'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설에서는 건평씨를 비롯해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광재 서갑원 의원,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등이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