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설에 대한 언론보도가 주식값은 낮추고 원.달러 환율은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은 8일 경주힐튼호텔에서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한 '금융위기와 언론보도' 심층세미나에서 '언론의 부정적 보도와 금융시장의 위기'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나온 두 번의 위기설에 대한 언론보도와 대표적 금융변수인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언론의 보도 건수와 부정적, 불확실한 태도가 증가하면 코스피를 하락시키고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킨다는 것을 계량경제학 방법론으로 검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금융변수와 언론보도와의 관계를 계량분석하기 위해 보도 건수와 태도를 지수화했다.

    하루치 기사의 총 보도 건수와 사설, 칼럼, 스트레이트 기사 등에 가중치를 두어 점수를 매겼고, 기사의 논조에 따라 부정성 지수를, 미래 전망에 따라 불확실성 지수를 주어 각 금융변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언론종합지수는 코스피와 음(-)의 관계를, 원.달러 환율과는 양(+)의 방향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관계 계수의 크기는 언론지수와 코스피가 -0.68이고 언론지수와 환율은 0.7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즉 위기설에 대한 보도가 주가를 낮추고 원.달러 환율은 높였다는 가설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국가위험도 측정에 주로 쓰이는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언론종합지수가 높아질수록 함께 높아졌다.

    언론이 위기설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많이 하면 부도가능성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올라간다는 뜻이다.

    김 연구원은 또 언론의 위기관련 보도가 금융(경제)변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정하기 위해 충격반응 분석을 한 결과 언론지수의 충격은 환율을 약 5일 정도 상승시키고 그 이후 거의 소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코스피에는 10일 이상 하락시키는 충격반응을 주며 그 이후에도 소폭 영향이 지속됐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위기설은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지만 앞으로도 위기설이 실제 위기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위기설은 금융시장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이 큰 만큼, 위기설의 재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금융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위기설이 재발했을 경우 우리 언론도 위기설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밀한 분석을 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