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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송법 개정으로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 진출이 허용됐다.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종합편성 케이블채널, 보도전문 케이블채널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방송법 개정으로 신문과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사 지분 1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지상파에 대한 경영권 행사만 2012년 말까지 유보됐다.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 소유도 모두 30%까지 허용했다. 이는 신문과 대기업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수치이다. 이에 따라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등 상당수 신문사가 보도전문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을 포함한 방송 사업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중앙은 일간지 가운데 가장 많은 케이블채널과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어 신문사의 종편채널 겸영 허용으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앙은 작년 8월 방송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팀 '큐(Q) 프로젝트 태스크포스'를 꾸린 뒤 자회사인 중앙방송의 채널 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중앙은 최근 자사 케이블채널인 '큐(Q)채널'을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인 '큐티브이(QTV)'로 바꾸면서 종편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일보 멀티미디어렙 관계자는 최근 한 모임에서 "보도채널만으로는 수익규모를 키울 수가 없고 종합편성 채널을 통한 복합미디어그룹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신문에다 잡지, 출판 콘텐츠 등을 방송과 결합시켜 '원소스 멀티유스형'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자사의 종편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외국자본의 제안을 받고 수용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로운 TF팀장을 영입하고 PD 인력을 공개 채용하는 등 주요 신문사 중 방송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매일경제는 종편 진출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데다 장대환 회장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종합편성채널 태스크포스 운영시한을 한차례 연장하기도 했다. 매경 관계자는 "MBN 설립 경험도 있어 종편 진출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의 방송진출'에 있어 조선일보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들어 지상파 방송 혹은 보도ㆍ종합편성채널 진출을 보류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지만 종편 진출 등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선은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기본계획에 따라 2010년 도입되는 다채널방송(MMSㆍ멀티 모드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국경제,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등 경제지의 경우 각각 현재 자회사로 운영해온 한경TV, 서울경제TV(SENTV), MTN을 보도전문채널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등록요건만 갖춘 경제정보 제공 채널(PP)이지만 앞으로는 보도전문채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 승인을 받겠다는 것이다. CBS는 지상파라디오, 온오프라인 노컷뉴스 등에서 보도 혹은 종편채널로의 사업 영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중심으로 한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컨소시엄 형태로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문의 방송진출'이 대세를 이룰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신문사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갈리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한국신문협회는 "회원사별로 이해관계가 워낙 달라 공식적 평가와 반응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미디어법안 통과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일부 신문사의 경우 이번 방송법 개정 자체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