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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복수노조 허용,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법 조항의 시행을 강행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맞서 강경 투쟁을 선언하고 11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이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삼성과 포스코에 노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 천막을 쳐놓고 농성 중인 그는 "사용자 편을 드는 유령노조·휴면노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 부수겠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초일류 기업들은 높은 임금과 복수노조 금지 조항을 무기로 노동자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노조의 설립을 막아 왔다"며 "삼성·포스코 등에도 고용불안을 느끼는 직원들이 있고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이들도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장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복수노조 허용' 방침을 '복수노조 대량설립' 카드로 공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삼성과 포스코는 철저한 노무관리로 노조가 없거나(삼성) 사원의 노조 참여율이 낮은(포스코) 대표적 사업장인데 이런 글로벌 기업을 복수노조화의 최우선 타깃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노조가 없는 삼성이나 노조원 수십명의 '노사화합적' 노조가 있는 포스코는 한국노총뿐 아니라 민주노총에게도 타깃 사업장이 되고 있어 재계에선 복수노조 허용시 이들 기업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지원을 받는 노조들이 생겨나 노·노(勞勞) 갈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장 위원장도 "초일류 기업도 더이상 (강성노조의) 무풍지대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한국노총이 총파업을 감행해도 큰 파급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는 지적에 "한국노총 산하 항운연맹은 전국 모든 항구를 장악하고 있고 조합원이 3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파업을 하면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산업 절반이 멈춘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총파업 시기를 12월 중순으로 예정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25일까지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일정을 더 앞당길 것"라고 말하고 복수노조·전임자 문제로 총파업을 벌이면 정치파업·불법파업으로 몰릴 것이라는 물음에는 "정부는 당연히 불법파업으로 몰고 노총 지도부를 처벌하려 할 것이지만 이미 감옥 갈 각오가 돼 있다. 그런 각오가 없다면 이 투쟁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