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공채 시즌이 개막됐다. 올해 고용시장은 지난 해 상반기와 달리 서서히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으나 상위 대기업을 제외한 주요 기업들이 쉽게 채용을 늘리지 못해 채용규모가 전년 대비 3.9%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취업포털 커리어가 채용시장 동향 분석을 통해 구직자들이 꼭 점검해야 할 2010 필승 취업 성공 전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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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상담 중인 취업 준비생 ⓒ 연합뉴스
    ▷ ‘인턴 연계 채용방식’ 늘어난다
    올해 취업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턴제를 연계한 신입사원 채용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인턴제를 연계한 채용방식이란, 먼저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게 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인턴 연계 채용방식은 이전부터 일부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 등에서 시행해 왔지만 올해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제도를 통해 뽑기로 했다. 500여 명을 인턴사원으로 뽑아 절반 정도인 250명 가량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STX그룹도 올해 처음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까지 상, 하반기 1회씩 연간 2회의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해왔으나 올 상반기에는 인턴십을 진행하고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할 계획이다. 상반기 인턴십 우수자는 최종면접 후 입사여부가 확정된다.

    CJ그룹도 올 인턴 채용을 예년의 2배 수준까지 늘려 전체의 절반 정도를 인턴 방식으로 채용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인턴제를 연계한 채용방식을 계획중인 기업들이 있어 새로 채용관행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기업에서 이러한 채용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기존의 서류, 면접전형은 한정된 시간 안에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턴제는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미리 검증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애사심과 충성심도 미리 고취시킬 수 있어 신입채용과 연계한 것이다.

    따라서 취업준비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취업 준비가 필요해졌다. 예전에는 스펙을 쌓기 위해 인턴경험을 했다면 이제는 취업의 최종관문이라 생각하고 인턴 채용 기업에 지원해야 한다. 무턱대고 아무 기업이나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로에 맞춰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될 만한 직종을 골라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인턴 연계 채용방식은 인턴십 과정을 평가하거나 최종면접을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인턴에 합격한 후에도 긴장을 풀지 말고 ‘애사심과 능력이 검증된 인재’가 되기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 건설, 전기전자·정보통신 업종에 주목하라
    올해 채용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건설과 전기전자·정보통신이다. 실제로 커리어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0년 대졸신입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건설분야가 올해 1천509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 해 대비 7.1%로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건설업종은 지난 해 경기불황으로 채용규모를 대폭 줄였으나 올해 해외건설 시장 수주와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해 채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하반기에 신입사원 2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한라건설도 채용인원은 아직 미정이나 대졸 신입채용을 실시한다.

    전기전자·정보통신 업종도 올 신규 채용인원이 7천479명으로 가장 많아 관련분야 취업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인기로 소프트웨어 등 관련분야 업종에 영향을 주면서 채용공고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오는 20일까지 신입사원 600명을 채용한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RPST), 면접 순서로 진행되며 입사 희망자는 당사 홈페이지(www.lge.co.kr)에서 지원할 수 있다. LS전선은 올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대졸 신규인력을 채용한다. 규모는 지난 해(70명)보다 다소 늘어난 100여 명을 뽑는다.

    ▷ 기업 인재상 변화… 잡초형, 1박2일형 인재 뜬다
    지난 해 기업들이 경기불황을 겪으면서 ‘잡초형’ 인재나 ‘1박2일형’, ‘야생형’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벌이나 토익 점수가 크게 뛰어나지 않아도 풍부한 경험과 현장 적응력 등을 갖춘 인재를 뜻한다. 최근 이러한 인재상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스펙이 뛰어난 ‘엘리트형’이나 ‘화초형’ 인재들의 경우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거나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생기면 쉽게 회사를 떠나 결과적으로 회사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지난 3월 1일 올해 입사자 50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워크숍을 서해 무인도인 사승봉도에서 진행했다. 그룹에서 요구하는 잡초형 인재에 초점을 맞춰 신입사원 연수를 실시한 것이다. 2박 3일 동안 텐트에서 지내며 예능 프로그램처럼 치열한 조별 경쟁을 통해 끼니를 얻고 직접 뗏목을 만들어 띄우게 했다. SK텔레콤도 지난 달 신입사원 105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이천 연수원에서 서울 을지로 본사까지 70km 행군을 진행했다.

    따라서 기업 인재상이 변화됨에 따라 구직자들의 취업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야생형 인재나 잡초형 인재를 대변할 수 있는 ‘순발력’, ‘위기대처능력’, ‘영업능력’, ‘끈기’, ‘인내심’의 키워드를 토대로 채용과정에서 적극 어필해야 한다.

    ▷ 실전형 채용전형으로 전환 중
    최근 기업에서 ‘경력 같은 신입’을 원하면서 채용전형도 실제 업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기소개와 더불어 직군별 실무면접을 중시하고 있다. 면접과정에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알아보기 위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견해를 집중적으로 물어본다. KT&G는 지난 해 하반기 채용전형부터 1차 실무진 면접에서 프리젠테이션 면접을 신설했다. 주제는 전공 관련 내용뿐 아니라 가상의 비즈니스 상황 등이 주어짐으로써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 등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SK는 입사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가상 상황을 전제로 한 케이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으며 GS칼텍스도 가상의 비즈니스 상황을 상정한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커리어 이정우 대표는 “많은 기업이 학력 등 수치로 포장된 인재를 선호한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직무능력 중심의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며 “따라서 지원자들은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취업준비에 매달리기보다 발로 뛰는 경험을 통해 당장 실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