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MBC 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마당에서 파업출정식을 가졌다. 지난 5일 06시를 기해  MBC노조는 천안함 사태의 엄중한 국가위기상황임을 알면서도 그들의 이해와 요구의 관철을 위해 계엄령 내리듯이 전국적으로 일제히 발령을 내렸다.
    그들의 이해와 요구는 그들이 외친 구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날 이근행본부장은 출정식에 모인 노조원들 앞에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우리의 싸움은 황희만 때문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김재철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순간, 이명박 정권이 언론장악의 야욕을 드러낸 그 순간 싸움은 시작되었다”, “국민을 향해서 언론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마침내 일어섰다“

    막말로 정권퇴진구호이다. 이미 노조는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파업을 염두해두고 있었다는 소리로 들린다. 얼마나 어느 정도의 위기감이 닥쳤는지는 몰라도 비장한 느낌은 구호에서 녹록히 묻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건 뭔가?  그날 출정식 표정을 스케치 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그날 지지 연설자로 나온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의 말이다.
    “지난 겨울 지천명을 넘어섰다. 이제 하늘의 뜻을 조금 알 것 같다. 이 자리에 모인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것에 동의하시는가?”, “이 자리는 MB 정권이 무너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초석을 세우는 자리가 될 것이다”
    왕보 시절 출정을 앞두고 장군이 부하들에게 알리는 듯한 문장으로  삼국지나 고전에서나 나오는 소리다.
     
    울산에서 올라온 울산MBC의 김영기 지부장은 “몇 년 전 김재철이 울산 사장이었고 그다음 다음이 황희만이었다”, “죄송하다.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여 좌중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좌중을 웃긴 사람은 또 있다.
    황성철 MBC 수석부본부장은 “오늘은 김재철의 제삿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조문 복장으로 왔다”며 또 한번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학 총학생회의 출정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대학이 아닌 서울 여의도에서 연출된 것이다.

    MBC가 대학교였던가?
    그럼 노조는 총학생회?
    엄중한 시국에 당장이라도 민주주의에 위기가 오고  침탈의 기운이 온다는데 웃고 있다.
    요즘엔 국가비상시국이라 개그프로그램도 안한다. 
    대학교에서나 있을 법한 행동을 나름의 비상시국이라면서  한가롭게 여의도 한복판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대들에게 앞으로 이렇게 불러 주고 싶다.
    문화대학교 MBC노조파업학과 불법전공자 및 월권총학생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