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창수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의 회의장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지난해 7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7개월 만에 회장 공석이 채워짐에 따라 열린 첫 회의에 많은 재계 총수들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10일 회의가 열린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회의 시작 시간인 오후 5시가 가까워 오자 대기업 총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전경련의 최근 모습을 대변이라도 하듯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띠며 호텔로 들어섰다.

    이 회장은 포토라인 앞에서 잠시 멈춰선 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이익공유제와 고유가 상황 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서는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이어 도착한 박용현 두산과 최태원 SK 회장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의 장소로 이동했다.

    회의를 주재하는 허창수 회장은 이들 회장보다 앞서 회의장에 도착했으며,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모습을 보였다.

    1시간가량의 회의가 끝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주재한 만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도 참석해 모처럼 재계 수장이 총출동한 자리에 힘을 실어줬다.

    김황식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기업인과 자주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좋은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토록 하겠다"며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창업절차 간소화 같은 투자촉진 정책들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찬 주재자 정몽구 회장이 일어나 "허창수 회장을 중심으로 전경련이 합심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정 회장의 건배 제의에 김 총리와 회장단들은 "건배"라고 외치면서 환한 웃음으로 서로의 잔을 부딪혔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허창수 회장 외에도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17명이 회의에 참석해 모처럼 재계의 결집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