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전문가 타메즈씨, 16개 '보' 실사 보고회홍수대비 기둥 높이는 것보다 잠기게 하는 게 합리적은은한 조명 바람직... 색깔도 많이 쓰지 말아야
  • “가로등 높이도 낮추고 광량도 낮추면 에너지도 줄이고 자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호주의 조명전문가 안드레 토메즈 씨 팀이 한국의 16개 보를 돌아보고 4대강 친수공간과 ‘보’의 조명에 대해 조언했다.

    호주의 세계적인 조명회사 LDP사 소속인 전문가 타메즈 씨와 이보선 씨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의 16개 보 현장을 돌아본 뒤 오늘 4대강추진본부에서 토론을 겸한 보고회를 갖고 4대강 조명 계획안에 대한 평가와 개선안을 제시했다.

  • ▲ 8일부터 16일까지 4대강 조명을 실사한 타메즈씨.첫날인 11일 이포보 현장 상황실에서 조명 계획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 8일부터 16일까지 4대강 조명을 실사한 타메즈씨.첫날인 11일 이포보 현장 상황실에서 조명 계획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타메즈씨는 우선 기본계획을 보고 “전체적으로 생태를 고려한 방향으로 계획돼 있어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일부지역에서 광량이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명 각도도 생태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바꿔야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공도교 가로등도 높이를 6m이하로 하고 조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경관이나, 생태계에 모두 이롭다고 밝혔다.
    특히 타메즈씨는 “친수공간의 조명을 설치할 때 홍수위를 고려해 기둥을 높게 하는 것보다 유지관리가 쉬운 쪽으로 선택하는게 합리적”라고 조언했다. 즉 낮고 은은하게 조명을 하도록 설계하고, 홍수시엔 자연스럽게 잠기해 했다가 홍수 뒤에 정비하는 유지관리비나 환경면에서 더 이롭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 ▲ 조명전문가 타메즈(왼쪽)씨가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에게 4대강 조언을 하고 있다.
    ▲ 조명전문가 타메즈(왼쪽)씨가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에게 4대강 조언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4대강 보 주변이나 친수공간의 조명은 ‘매입등’이나 은은한 국소조명으로 하는게 낫고 꼭 필요한 곳엔 빔조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날 4대강추진본부 간부들과의 토론도 뜨거웠다. 이성해 정책총괄팀장은 “친수공간의 조명이 어두우면 보안, 안전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의 우려를 보이자 타메즈씨와 함께 자문에 참가한 LDP사 이보선 씨는 “조명이 어둡다고 범죄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범죄는 오히려 조명 때문에 유발되기도 한다. 워낙 변인이 많다. 조명이 있어서 못하면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리더십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 못 했을것"

    차윤정 환경부본부장도 “물고기 생태에 영향이 가장 적은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그런 조언을 해 달라”고 주문하자 이보선 씨는 “우리도 바로 그 점을 중시했다. 조명은 인간 위주의 접근이고, 동식물 입장에선 다르다. 친수공간 조명을  물고기와 식물에 대한 영향이 가장 적은 쪽이 무엇인가 고민했다”

     

  • ▲ 이포보 건설 현장에서 조명 조감도와 실제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타메즈씨.
    ▲ 이포보 건설 현장에서 조명 조감도와 실제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타메즈씨.

    김철문 사업지원국장은 “기존 조명계획안도 많은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타메즈씨의 의견을 포함 친환경적이고 빛 공해가 적은 최적의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메즈씨는 이날 “16개 보 현장을 둘러보니 규모와 디자인면에서 굉장했다. 지도자의 비범한 리더십과 추진력이 없었다면 엄청난 프로젝트를 한번에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또 “한국이 이룬 이런 성과들을 세계에 알리고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메즈 씨는 16개 보 경관조명 자문에 앞서 이미 조명기본계획을 한달 째 검토했다. 타메즈씨는 이번 현장 점검결과와 기본계획안을 종합해 최종 권고안을 4월초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