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로부터 부탁받아 서버 이용료 6,600원 결제” 주장경찰, 대가성 있었는지, CCTV 찍힌 인물 누구인지 추적 중

  •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2일 해킹에 이용된 국내 경유 서버 이용료를 결제한 A(33)씨을 체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서버 이용료 6,600원을 휴대전화로 대신 결제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에 별도의 대가가 있었는지, 해킹 조직과의 연관성 등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구로구 농협지점에서 30대 남성이 현대캐피탈이 보낸 현금을 인출했던 지난 8일, 기업은행 용산지점에서도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현금을 인출하려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입수, 신원 확인에 나섰다. 농협지점에서 포착된 남성은 외환은행 마포지점 등 4곳의 은행 CCTV에 찍혔다.

    경찰은 해커들이 8일 현대캐피탈로부터 받은 1억 원을 9개 계좌에 분산 예치했고, 이 중 7개 계좌에서 4,2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이 가운데 590만 원은 필리핀에서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해커들이 한 번은 필리핀에서 현대캐피탈 서버를 직접 공격했고, 다른 한 번은 필리핀에서 서울 구로구에 있는 경유 서버를 거쳐 해킹을 감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해킹 발신지로 추정되는 지역은 필리핀 케손시이고 돈을 인출한 지역은 케손에서 별로 멀지 않은 파시그로 확인됐다”며 “인터폴과 공조 등을 통해 현지 수사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범행에 사용된 9개 계좌 예금주 대부분이 ‘유령법인’ 명의로 보인다는 점에 주목, 이들 법인의 관계자가 해킹에 연루됐을 개연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대부업체가 이번 해킹 사건을 사주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어느 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알 수 없으나 수사팀에서는 그런 사실을 확인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