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호석화 ‘비자금 의혹’ 제기 같은 날 공정위 “그룹 계열분리 심사 중”
  • '형제의 난'을 겪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번엔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

    12일 공정위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박삼구 호와 박찬구 호로 분리될 것이라고 예측한 가운데, 같은 날 오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금호석화 경영진들이 거래 업체 관계자와 담합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 ▲ 금호아시아나 본사 ⓒ 금호아시아나 그룹 홈페이지 캡쳐
    ▲ 금호아시아나 본사 ⓒ 금호아시아나 그룹 홈페이지 캡쳐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신문로 금호석화 본사를 찾아 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비자금 조성에 동참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거래처도 함께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재계 순위 8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009년 7월 박삼구 당시 명예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경영상의 이견으로 다툼이 벌어졌다. 25년간 이어지던 형제 경영의 전통이 끊긴 것이다.

    결국 금호석화는 지난달 18일 워크아웃 중인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계열사에서 제외해 달라는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과의 출자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형인 박삼구 그룹 회장과의 공식적인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지난 2008년에는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실적 부진과 현금 부족 사태로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2009년 말 채권단에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워크아웃(기업회생작업)을 신청하기에 이렀다.

    현재 공정위는 금호석화 측이 제출한 기업집단(그룹) 내 계열분리 신청을 심사 중이다. 계열사 분리에 대한 결과는 빠르면 오는 17일, 늦어도 6월 17일까지 판가름 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