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에너지 100% 자급...남는 전기 한전에 보내적용된 66개 기술중 62개 국내 기술
  •  스스로 탄소를 절감하는 '탄소제로 업무용 건물'이 생겼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자연에너지(태양열, 태양광, 지열)와 슈퍼단열·창호 등 총 66가지 기술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탄소제로건물(기후변화연구동)을 인천시 소재 과학원 내에 준공한다.

    탄소제로건물은 극히 적은 열에너지까지 차단하는 슈퍼단열과, 단열효과를 극대화시킨 슈퍼창호 등으로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을 줄인 건물이다. 동시에 태양열과 태양광, 지열 등 자연에너지로 탄소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핵심 기술이 적용된 건물이다.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절감기술(Passive)로 총 에너지의 40%를 줄이고, 자연 에너지기술(Active)로 60%를 충당, 전체 사용에너지를 100% 자연에서 얻어 탄소배출 제로화를 구현한 셈이다.ㅣ

    현재 절감기술인 패시브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 프라이브르크 시의 보봉지구엔 지금도 패시브하우스로 불리는 사무용 저층 건물을 비롯,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한 개인주택이 집중되어 있다. 전세계 친환경 기술 전문가나 공무원들의 단골 견학 장소다. 이곳 패시브하우스의 핵심은 초 고단열 설비와 태양광 발전시설이다.

    그러나 이번에 환경과학원내에 건립된 탄소제로건물은 지열, 태양열, 태양광 등을 이용해 자연 에너지를 얻어내는 액티브 기술과 슈퍼단열 등 에너지를 획지적으로 절감하는 패시브 기술을 모두 활용하고, 또 실제로 업무용으로 사용한다는 점과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고있다.

    이 탄소제로 건물은 우선 완전 남향으로 건물로 태양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배치했다. 지붕·벽·바닥에는 125mm 단열재(일반건물 60~80mm)로 방열-방습층을 설치, 에너지 낭비를 막았다. 특히 유리창엔 아르곤가스가 들어간 3중 로이(Low-e) 유리를 적용, 실내의 열이 나가거나, 외부의 열이나 냉기가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했다.

    실내 조명도 획기적이다. 모든 조명 시설은 LED 전구를 사용, 전기 사용량을 줄였다. 또 낮 시간에는 외부의 빛을 실내로 유도하는 자연채광 설비를 추가했다. 옥상에 집광 돔을 설치해 모은 빛을 대형 관을 통해 실내 천장으로 유도, 커다란 거실등 처럼 사무실에서 빛을

  • ▲ 국립환경과학원 이재범 연구사가 태양광 집광 조명이 비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천장에의 둥근 등은 태양광이 산란돼 들어와 전등처럼 빛나고 있는 것이다. 김신기 기자
    ▲ 국립환경과학원 이재범 연구사가 태양광 집광 조명이 비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천장에의 둥근 등은 태양광이 산란돼 들어와 전등처럼 빛나고 있는 것이다. 김신기 기자

    내는 태양광 집광 조명시설이 건물내 모든 공간에 설비된 것이다. 이 자연채광 시스템은 외부 빛을 95%까지 실내로 전달해준다. 집광장치는 모두 6개로 하나가 형광등 4개분량의 광량을 갖는다.

    사무실의 작업자를 감지, 직원이 없을 경우 자동적으로 천장 조명을 꺼주는 장치도 추가해 에너지 절약을 극대화했다.

    실내 에너지 낭비 최소화를 위해선 슈퍼 단열 기술이 적용됐다. 여름엔 외부의 빛이 들어와 실내 온도를 높이는 복사 작용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 반대로 겨울엔 최대한 빛이 들어와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 게 필수적이다.

    이런 복사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커튼 역할을 하는 블라인드를 창 밖에 설치했다. 여름에는 블라인드로 밖에서 그늘을 지게 해, 복사열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겨울엔 블라인드를 열어 복사 에너지가 실내로 들어오게 한다.

    탄소제로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내 직원들의 에너지 절약 의지를 북돋워주는 것도 고려했다는 점이다. 각 연구실이나 사무실 출입문 앞에 실시간 모니터링 시설을 해 에너지 절감을 체감할 수 있게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이재범 환경연구사는 “각 연구실마다 문밖에 현재의 에너지 절감율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해 실내 근무자들이 에너지 절약의지를 북독워주고 사무실마다 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탄소제로 건물에 사용되는 자연에너지는 크게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세 종류다. 태양광은 전기를 생산하고, 태양열과 지열은 냉난방 에너지로 사용된다.
     

    현재 이 발전시스템으로 생산되는 전력은 약 90kw로 한국전력으로 역송되고 있다.

    이 탄소제로건물이 절감하는 온실가스량은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연간 100ton으로 추정되며, 건축물 수명을 30년으로 가정하면, 모두 3000 ton을 감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산화탄소 100ton은  2000CC 쏘나타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을 500회 왕복할 때 나오는 탄소량이다.

    탄소제로건물에 적용된 총 66가지 기술 중 국내기술은 62종. 대부분 국내기술이 사용됐다.

    핵심기술인 태양광, 태양열, 지열은 100% 국내기술이다. 자연채광, 외부 블라인드, 태양빛을 쫓아가는 마이크로 루버등 4가지만 외국산 기술이 채택됐다.

    이 건물의 총 사업비는 땅값을 제외하고 89억원. 이중 외국산 기술 도입비용은 2%인 1.8억원 정도다.

    공사비는 355만원/㎡으로 특수목적(연구·전시 및 관람) 일반건물 공사비(262만원/㎡) 대비 약 1.4배(93만원/㎡)정도다.

  • ▲ 탄소제로 건물인 국립환경과학원내 기후변화연구동. 벽에 태양광 발전패널이 붙어있다.
    ▲ 탄소제로 건물인 국립환경과학원내 기후변화연구동. 벽에 태양광 발전패널이 붙어있다.

    이 건물의 에너지 절감비용은 연간 약 1억여원. 패시브 기술(절약기술)로  4900만원, 액티브기술로 5300만원을 절감한다.

    현재 기준으로 일반건물 대비 추가비용에 대한 손익분기점은 22.8년. 건축물 수명을 30년으로 가정할 때, 투자비 회수기간 이후의 수익은 7억 3400만원에 달할 것으로 환경과학원은 예상하고 있다. 일반건물의 전력 및 열에너지 사용 비용이 계속 오르는 추세이고, 탄소제로 건물의 자연에너지의 기술은 계속 발전하게 되므로, 손익분기점은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승준 환경과학원장은 “이 건물은 저탄소 녹색성장 실제 모델로 건물 저탄소화의 이정표적인 건물”이라며 “시범 운영 결과를 수집해 일반 건물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한국환경과학원 기후변화연구동에서 환경부장관,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주한 외교사절, COP18 유치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