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콘' 생산 르네사스사 지진피해 때문재고 소진되는 6월 이후 더욱 심각
  • 일본 이바라키(茨城)현에 있는 한 반도체 공장의 동향에 일본 자동차 업계가 일희일비하고 있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지진과 쓰나미가 밀어닥친 뒤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히타치나카시에 있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사(社)의 나카(那珂) 공장이 멈춰 섰다. 이 때문에 이 곳에서 제조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icrocontroller)의 생산도 차질이 빚어졌다.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자동차의 엔진이나 변속기, 에어컨 등을 제어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로 일본에서는 '마이콘'이라고 부른다.

    자동차 1대에 30∼80개가 들어가는데 차종별로 마이크로컨트롤러의 사양이 모두 다른 탓에 대체품을 금방 찾기도 어렵다.

  • ▲ 사진은 도요타의 렉서스가 공장 출하를 앞두고 막판 품질 테스트를 벌이는 모습.  ⓒ 연합뉴스
    ▲ 사진은 도요타의 렉서스가 공장 출하를 앞두고 막판 품질 테스트를 벌이는 모습. ⓒ 연합뉴스

    문제는 전 세계 자동차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중 약 40%를 르네사스사 나카 공장이 공급한다는 점. 이런 중요한 공장이 멈췄으니 자동차가 제대로 생산될 수 없었다.

    도요타자동차는 차 생산을 절반으로 줄였을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닛산·혼다 등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지금까지 르네사스와의 거래실적 등에 비례해 회사별 부품 할당량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업체 대부분이 5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6월 이후에는 심각한 부품 부족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 르네사스사는 다른 공장의 대체 생산이나 외국 업체 위탁 생산도 추진했지만 금방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사정이 이쯤 되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복구 인력 수천 명을 선발해 '나카 공장 살리기'에 나섰다. 그 덕에 르네사스사는 7월에나 마이크로컨트롤러 생산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수정해 22일 "나카공장 생산 재개 시기를 6월15일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그래 봐야 대지진 전까지 하루 3만4천장을 생산하던 것을 10%에도 못 미치는 3천장 정도를 생산하는 수준.

    하지만 도요타자동차는 르네사스사의 발표일과 같은 22일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직접 나서서 "7월부터 차 생산 대수를 늘려서 11∼12월에는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생산을 회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재빠르게 반응했다. 르네사스사의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덕에 차 생산 회복 시기를 예상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됐다.

    르네사스사의 발표 직후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일본 경제산업상은 "관련 산업의 생산 활동 회복을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길 기대한다"고 이례적으로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