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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내와 사이에서 3살, 5살 된 자녀들을 둔 일본인 가타야마 유키오(45) 씨는 최근 가족들의 거처를 인천 송도국제신도시로 옮겼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사고와 방사능 유출, 여진 등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찾기 어렵고 언제 또 여진이 터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내와 아이들만이라도 한국에 보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가타야마 씨처럼 위기감을 느껴 가까운 한국에서 피난처를 구하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
현재 일본인들의 문의가 가장 잦은 곳은, 인천공항과 가깝고 입주 물량이 많아 전ㆍ월세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3개월 등 단기 계약이 가능해 임시 거처를 찾는 수요에 맞춤한 송도신도시라는 전언이다.
포스코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를 분양 중인 홍동군 분양소장은 "이달 초 50대재일동포 남성이 견본주택을 방문해 외국인도 계약이 가능한지, 중도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지 등을 상담했다"고 전했다.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의 안원호 사장도 "최근 송도에서 일본인들의 임대 계약이 10건 이상 성사됐다"면서 "가장은 일본에 남고 아내와 자녀들을 한국에 대피시키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학교 인근에는 포스코 하버뷰, 대우 푸르지오, GS 하버뷰자이 등 대형 건설사들이 신규 물량을 대거 공급해 38평형의 전세가 1억5천, 월세는 보증금 2천에 1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안 사장은 말했다.
또 3~6개월간 단기 임대가 가능한 오피스텔도 인기 품목이다.
한편 동익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동익미라벨' 역시 오는 10일 일본인 단체손님 20여명의 견본주택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는 관광코스의 일부가 아니라 매입을 목적으로 한 실무 방문이며, 국내 한 은행이 한국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자사 일본현지법인 주주 또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선한 것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미국교포들의 부동산 투자 및 매입 문의가 외국인 수요의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일본인들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