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뉴 익스플로러, 6기통 엔진으로 8기통의 힘낸다” 자랑넓은 공간, 한국 도로에 맞는 지형별 서스펜션…오프로드도 훌륭

  • 사람들은 ‘미국산 SUV’를 ‘기름 먹는 하마’라고 부른다. 미국 SUV를 탄다고 하면 ‘한 달 유지비는 얼마 들어요?’라는 질문을 거의 매일 듣는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포드 뉴 익스플로러는 이런 선입견을 깬다.

    일반형 뉴 익스플로러는 전륜구동 방식이다. 고급형은 상시 4륜구동이다. 새로운 3.5리터 6기통 Ti-VCT 엔진은 최고 출력 290마력, 최대 토크 35.9kg.m를 뿜어낸다. 포드 측은 “새로운 V6 엔진은 ‘기름 먹는 하마’ 익스플로러의 연비를 20% 이상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무게 2.53톤의 7인승 대형 SUV가 국산 3,000cc급 세단의 연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익스플로러가 이런 연비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무게 감량. 알루미늄 후드 등 경량 소재를 사용해 차의 무게를 45kg 이상 줄였다. 이는 일본 브랜드들이 신형 모델이 나오면서 무게가 늘어난 것과는 대조된다.

  • ▲ 덩치만 보면 '하마'나 '돼지' 같다. 하지만 타본 뒤 느낌은 '쿵푸팬더'다.
    ▲ 덩치만 보면 '하마'나 '돼지' 같다. 하지만 타본 뒤 느낌은 '쿵푸팬더'다.

    시승행사를 지도한 프로 드라이버는 “이 차를 받아 도로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시내에서는 8.3km/l인 공인연비보다 낮은 7km/l 내외였지만 고속도로에서 11~130km/h로 정속주행을 하면 14km/l까지 연비가 좋아지더라”고 전했다.

    포드 측은 하반기 출시될 2.0리터 급 I-4 에코부스트 엔진은 237마력에 34.6kg.m의 토크를 내는데 이 모델은 연비가 30% 이상 향상됐다고 자랑했다. 

    연비만 향상되었다고 ‘반값 랜드로버’라고 부를 수는 없다. 편의장치나 승차감, 정숙성은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SUV나 수입차 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실내 공간은 ‘거의 운동장’ 수준. 3열 시트는 힘들게 손으로 펴거나 접을 필요가 없다. 트렁크를 열고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접히고 펴진다. 3열을 펼쳐도 트렁크 공간은 590리터에 달한다.

    가족 여행 때 지루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싱크 시스템은 기본이다. 여기다 우리나라 도로처럼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한 ‘지형별 서스펜션’은 또 다른 장점이다.

    포드가 자랑하는 ‘전자식 지형관리 시스템’은 기존의 SUV처럼 저속과 고속, 자동 모드 등의 단순한 세팅이 아니라 도로 상황에 따라 정상, 진흙, 모래, 눈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팔걸이 아래의 다이얼로 주행 중에도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드를 설정하면 엔진을 지형에 맞게 제어한다. 경사로 주행 시에 필요한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는 기본.

    예전 익스플로러는 SUV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는, ‘온로드’용이었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오프로드 주행도 가능하다. 실제 시승에서 ‘철제 시소’를 오를 때나 통나무가 박힌 길을 지날 때, 자갈밭을 지날 때도 승차감은 좋았다. 안전벨트를 안 매고 탔다가 시범 드라이버의 과격한 시범운전에 이리저리 처박혔을 때도 차체는 안정적이었다. 물론 소음도 적었다.

    포드 측은 “단일 차체 구조로 변하면서 급격한 곡선주행에도 차체 흔들림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주행 시 소음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쪽 서스펜션으로 32mm 스테빌라이저 바와 길이가 다른 두 개의 서스펜션 암(Arm)이 결합된 독립현가 방식을, 후륜에는 정밀제어되는 쇽업소버가 결합된 SR1 서스펜션을 적용한 덕이다.

  • ▲ 시승행사에 참가한 기자들은 처음에는 '머스탱'을 타려고 달렸다. 하지만 행사를 끝낼 때는 '익스플로러'를 타려고 달렸다.
    ▲ 시승행사에 참가한 기자들은 처음에는 '머스탱'을 타려고 달렸다. 하지만 행사를 끝낼 때는 '익스플로러'를 타려고 달렸다.

    안전성은 기존 익스플로러의 ‘별 다섯 개’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5m가 넘는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단단한 일체형 바디, 능동-수동 복합형 안전장치와 함께 사고 시 머리와 가슴, 목 부상 가능성이 높은 뒷좌석 승객을 위해서는 세계 최초로 2열 안전벨트를 ‘팽창형’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벨트보다 5배 이상 높은 충격 분산율을 보여준다고 한다.

    전복방지 장치인 RSC를 내장한 어드밴스 트랙 시스템, 안전장치와 각 바퀴 제동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커브 컨트롤 시스템, 앞좌석 에어백, 측면 에어백, 세이프티 캐노피 사이드 커튼 에어백에다 보조석 승객 감지 센서도 장착했다.

    여성들이 SUV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주차 편의를 돕는 기능도 탑재했다. 전방 차량을 모니터링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평행 주차공간을 찾고 주차를 도와주는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장치, 후방 카메라 등이 장착돼 있다. 단 주차편의기능을 사용할 때 브레이크는 사람이 조작해야 한다.

    포드의 글로벌 제품개발부 데릭 쿠작 그룹 부사장은 “이번 뉴 익스플로러는 한 마디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며 “온로드에서의 편안함과 오프로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모두 살려냈다”고 밝혔다.

    포드코리아 정재희 대표도 “오늘 공개한 뉴 익스플로러는 지금까지 SUV 소비자들이 원하던 것뿐만 아니라 꿈꾸던 것도 만족시킬 것”이라며 “새 익스플로러가 기존의 SUV 스타일과 연비, 기술력, 운전 편의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승에 참석했던 한 기자는 “미국에서는 뉴 익스플로러를 ‘반값 레인지로버’라고 부른다”며 “과거의 미국 SUV와는 전혀 다른 차”라고 평했다.

    이 정도 편의장치에 성능을 가진 ‘대형 SUV’ 가격이 5,250만 원이라면 국산 대형 SU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