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퓨전, 소나타급 세단이지만 느껴지는 힘과 토크는 달라편의장치는 일제차, 주행성능은 독일차와 경쟁해도 될 듯
  • ‘아메리칸 쏘나타’라 할 수 있는 포드 퓨전이 곧 출시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포드 퓨전은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승은 풀 악셀을 한 뒤 급제동을 하는 구간, 10m 남짓한 공간에서의 회전, 슬라럼 등의 코스를 지나는 것이었다. 토요타 캠리와 비교한 퓨전의 ‘느낌’은 ‘좀 더 묵직하지만 안정감 있는 세단’이었다.

    퓨전의 전면부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을 하고 있다. 후드가 돔형으로 불룩 솟아 있고 횡으로 가로지르는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은 ‘미드’ 속 경찰차 느낌이다. 여기다 모노크롬 패키지를 선택하면 크롬 그릴, 18인치 알루미늄휠, 스포츠 튜닝 서스펜션, 리어 스포일러가 달려 나온다.

  • ▲ 5월 중 출시될 포드 '퓨전'의 옆모습.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실내는 넉넉하다.
    ▲ 5월 중 출시될 포드 '퓨전'의 옆모습.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실내는 넉넉하다.

    포드 측은 “퓨전은 주행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중형세단으로 디자인 되어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 타본 느낌 또한 ‘스포츠카나 후륜구동 고급세단을 선택할 수 없는 젊은 세대를 위한 세단’이라고 할만 했다. 전륜구동(FF) 차량이면서 이런 '달리기 느낌'을 주는 차는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퓨전은 Rpm이 6,000~7,000까지 올라가도록 풀 악셀을 한 뒤 급제동을 할 때에도, 80km/h 속도로 150도가 넘는 곡선 코스를 돌 때에도 ABS가 ‘드드득’ 소리를 내고 타이어는 비명을 지를 망정 차체가 땅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는 없었다. 70km/h가 넘는 속도로 7~8m 간격의 슬라럼 코스를 왔다 갔다 해도 운전자는 충분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시승하는 내내 퓨전은 ‘머스탱’만큼은 아니지만 ‘타는 즐거움’을 줬다. 

    반면 비교 차량으로 제공된 토요타 캠리는 같은 코스에서 차체가 휘청거리며 마치 사고가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토요타 캠리의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은 현대 그랜저 TG의 그것처럼 ‘지나치게’ 가벼웠다. 하지만 그 '전설적인 명성'과는 달리 잘 달리지도, 잘 돌지도 못했다. 어떤 면에서는 그랜저 TG보다 못한 듯 했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전자제어 시스템이다. 전륜 안티롤(Anti-Roll) 바와 독립형 리어 서스펜션이 전자식 파워 보조 스티어링 시스템(EPAS)와 조합돼 젊은 층이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연료소모를 줄여주기도 한다.

    달리기 성능만큼 실내도 10년 전 ‘허접한 미국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좋아졌다.

    가죽 운전대와 기어 시프터, 암레스트는 안락한 운전을 가능케 해준다. ‘데이타임 백라이팅’이 적용되었다는 계기판은 블랙 렌즈와 3D요소들을 결합해 보기도 편하고 시인성도 좋다. 운전자가 탑승하면 ‘Welcome’이라는 글자가 나타난다. 게이지가 오르내릴 때마다 빛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실내 하부를 밝히는 조명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 ▲ 포드 시승행사 차량들. 맨 앞 왼쪽이 포드 퓨전이다.
    ▲ 포드 시승행사 차량들. 맨 앞 왼쪽이 포드 퓨전이다.

    그리 커 보이지 않는 차체임에도 성인 4사람이 타도 넉넉한 실내공간을 가졌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싱크(Sync)’ 시스템은 네비게이션부터 하드디스크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까지 모두 작동할 수 있어 편의성이 매우 높다.

    여기다 노이즈 컨트롤 기능, 어쿠스틱 전면유리, 대폭 보강된 내․외부 흡음재, 흡음재질의 헤드 라이너 등은 풍절음을 대폭 줄였다. 미국차들의 특성 상 70km/h에서 창문을 열어도 꽤 쾌적한 운전을 할 수 있다.

    안전성도 도요타, 닛산과 비교할만큼 발전했다. 운전자와 조수석에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이 장착돼 있으며, 중량 제한 리트랙터, 시트 포지션 센서, 충돌 센서 등과 같은 ‘퍼스널 세이프티 시스템’과 트랙션 컨트롤을 위한 ESC 결합형 ‘어드밴스 트랙’, 측면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으로 승객 안전을 최대한 보장한다.

    퓨전은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해 최고 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는 23.8kg.m로 비교적 무난한 성능을 갖고 있다. 연비도 11.5km/l 수준으로 국산 경쟁차종보다는 조금 뒤처진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14km/l로 비교할만 하다. 함께 출시될 3.0리터 급 240마력 엔진(토크 30.8kg.m) 버전은 탈 만 하다.

    포드코리아 정재희 대표는 “퓨전은 북미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며 “국내 시장에 적합한 모델로 포드의 국내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한 주력차종이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재희 대표는 “단지 중형차 내 경쟁에서의 우위를 지켜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행성능과 기술,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편안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5월 하순부터 판매될 퓨전의 가격은 3,340만 원부터라는 점도 눈에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