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석유협회 정기총회, 차기 협회장 박종웅씨 선출 예정
  •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정유4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년여만에 회동할 예정이어서 무슨 얘기가 오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박봉균 사장과 GS칼텍스 허동수 회장, 에쓰오일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사장,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은 오는 25일 서울시내 한 레스토랑에서 열릴 예정인 대한석유협회 정기총회에 회원사 대표 자격으로 참석, 차기 협회장으로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정유4사 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해 2월 열렸던 석유협회 정기총회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이날은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동안 조사를 진행해온 정유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과징금 규모를 결정할 전원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정유4사 CEO들 간의 회동에 더욱더 눈길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그동안 정유사들이 매출 상위권 또는 상징적인 지역의 타사 주유소를 자사상표 폴로 바꾸기 위해 이면 계약을 해 저가로 제품을 제공하거나 주요 주유소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혜택을 주는 이른바 '원적지 관리'를 해왔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또 일부 지역에서 정유사끼리 상권을 암묵적으로 나눠 상대 주유소의 영역에 자사 주유소를 내지 않는 담합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공정위 조사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 제도를 활용한 한 정유사의 보복성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날 정유4사 CEO의 회동이 썩 유쾌하지 않은 분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어느 업계보다도 사이가 좋았던 정유업계는 2009년 12월 공정위가 액화석유가스(LPG) 담합과 관련해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을 정유사 등에 부과한 사건 이후 사이가 틀어졌다.

    당시 정유업계의 맏형격인 SK에너지가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해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된 업계에서는 "어떻게 맏형격인 SK가 이럴 수가 있느냐"는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공정위가 25일 발표할 예정인 담합 과징금 역시 발단이 2년 전 SK의 '배신'행위에 대한 경쟁사의 보복 성격이 짙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1년여 만에 이뤄지는 정유4사 CEO들 간 어떤 얘기가 오갈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석유협회 정기총회일과 공정위의 정유업계 담합행위 조사 결과 발표일이 겹쳤다"면서 "CEO들의 회동인 만큼 면전에서 험한 소리가 오가지는 않겠지만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차기 협회장 선출과 함께 석유협회의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등을 결정하게 되며,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정유사 기름값 인하와 관련한 논의도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