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맥길대 연구진, 고목 이끼 역할 규명
  • 고목 가지에서 자라는 이끼 속의 박테리아가 뛰어난 질소 고정능력으로 숲을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진은 알래스카 남부에서 북캘리포니아에 이르는 해안 온대 우림을 조사한 결과 커다란 고목의 가지에 낀 이끼 속에서 자라는 박테리아가 땅바닥의 박테리아에 비해 2배나 높은 질소 고정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하게 자라는 오래된 숲에는 크고 오래된 나무와 이런 나무의 가지에서 자라는 이끼, 그리고 이런 이끼 속에 사는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군의 세 주역이 있으며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숲의 장기적 생산성을 유지해 주는 영양 역학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조류는 대기 중의 질소를 붙잡아 식물에 제공하는 이른바 `질소 고정' 역할을 하는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유기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땅 위에서 자라는 이끼 속의 남조류가 북쪽 수림대(북반구 아한대에 분포하는 숲)에 질소를 공급한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이들이 해안 수림이나 수관(樹冠)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숲의 바닥과 땅 위 15~30m 높이의 수관에서 각각 이끼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높은 곳의 나뭇가지에 남조류가 더 많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땅 위의 남조류에 비해 2배나 많은 질소를 고정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들 남조류의 양은 나뭇가지에서 자라는 이끼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많은 나무는 100살이 되기까지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남조류가 자라려면 이끼가 있어야 하고, 많은 이끼가 자라려면 크고 늙은 나무가 있어야 한다. 숲 전체로 보면 이끼가 두텁게 낀 커다란 늙은 나무의 밀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