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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고 비축해놓은 2009년산 쌀의 '반값'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또 수입업체로부터 냉장삼겹살을 대량 구매해 판매업체에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넘겨주는 한편 가격이 크게 오른 돼지고기의 군납물량 일부를 한우로 대체하기로 했다.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서는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계획에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집한 물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물가안정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반값 쌀' 공급물량 15만톤으로 확대..할당관세 원자재품목 확대
정부는 우선 쌀값의 안정을 위해 2009년산 쌀을 2010년산의 반값 수준인 40㎏당 2만6천18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반값 쌀 공급 물량은 당초 계획인 5만톤의 세 배인 15만톤으로 늘린다.또한 돼지고기 가격이 예년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수입업체 등을 통해 냉장삼겹살 2만톤을 구매해 판매업체에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가격이 많이 오른 돼지고기의 군납물량은 일부 한우로 대체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돼지고기 군납물량 900톤을 한우로 대체한 뒤 돈육 가격의 흐름을 봐가며 추가 대체 물량을 정할 방침이다.
오는 11일부터 8월 말까지 한우 반값 판매 등을 통해 돼지고기 소비 감축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외에 돼지고기 수매육 848톤의 시중 공매를 실시하고, 하반기 할당관세 물량 13톤을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돈육가격 안정을 목표로 수입 돼지고기의 유통실태 점검에도 나선다.
정부는 아울러 고등어 2만톤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기업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할당관세 품목을 상반기 108개에서 수입원자재를 중심으로 품목을 늘려 하반기 111개로 확대하고, 원가분석과 품질 비교 등 소비자단체의 시장감시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공공요금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검토, 편법가격인상은 `엄중조치'
하반기 전기·가스·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은 인상 폭을 가능한 한 줄이고 인상시기도 분산할 방침이다.공기업의 경영혁신 등 강력한 비용절감 노력을 우선 추진하고, 수요 조절과 근로를 위한 유인제공 등을 위해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는 지하철, 시내버스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인상폭과 시기 등을 담은 지침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공공요금의 경우 고유가로 인한 원가부담 등으로 요금현실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서민물가 부담을 고려하여 인상수준을 최소화하고 시기도 분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편법 가격인상은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의 인플레 심리를 틈타 담합이나 편법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점검을 강화하고 적발사례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재정부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재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상품 명목의 편법 가격인상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가격 및 품질 비교정보 제공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물가안정 모범업소와 시민단체 등에 대해서는 상수도요금 인하, 쓰레기봉투 제공, 온누리상품권 제공 등 인센티브 지원을 늘려 물가안정 노력에 민간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주요 48개 서비스요금 품목에 대해서는 지역별 물가를 `지방물가종합관리시스템'에 비교·공시해 지속적으로 가격 및 품질경쟁을 유도해나가기로 했다.
정보공개 확대, 유통구조 개선, 진입규제 개선 등 구조적 대책은 조기에 성과가 나오도록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추진키로 했다.
우선 보건·통신 등 3단계 진입규제 개선방안은 오는 22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진입규제 개선을 가격·영업활동규제 등 경쟁제한적 규제 전체로 확대하는 `4단계 경쟁제한적 규제개선'도 당장 내달부터 추진한다.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 인수합병(M&A)이 일어나면 경쟁제한 요소를 없앨 수 있는 자산매각 등 구조적인 조치가 중심이 되도록 M&A 심사의 기본 틀도 6월 중에 개편할 방침이다.
이외에 공산품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중소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오픈프라이스' 등 업태별 품목별 유통구조 개선도 8월중에 추진한다.
◇재정부 "물가안정 강력한 의지 새롭게 다진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물가상황의 심각성과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물가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새롭게 하는 한편 주요 불안요인별로 시장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정부가 이처럼 물가 안정을 위해 다시 한번 총력전을 펼치기로 한 것은 최근 물가불안이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측면 요인'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등 서비스물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상황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재정부는 "최근 물가불안이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수요압력에도 기인하고 있으므로 거시·미시 두 측면에서 물가안정대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시장친화적이고 창의적 정책대안을 발굴하고 정책효과가 기대한 만큼 나타나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등 현장중심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