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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감사책임자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지며 본격적인 인사 쇄신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15일 재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그룹 감사책임자인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인 이영호 전무를 교체키로 하고, 후임에 부사장급 이상 인물을 앉히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건희 회장의 방침에 따른 수순으로, 이 회장은 앞서 삼성테크윈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감사 책임자 직급 상승 및 인력 보강 등을 지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당시 "각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 대책도 미흡하다"며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됐다.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전무는 최근 삼성 '청정경영'의 도화선이 된 삼성테크윈 감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삼성카드의 최고재무책임자인 경영지원실장 최모 전무도 작년 발생한 기프트카드 부정발급 사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작년 7~10월 삼성의 한 계열사 관계자가 외국계 기업과 국회의원 명의를 도용한 가짜 공문으로 삼성카드 A차장에게서 65억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발급받아 이중 일부를 현금화해 유용한 사건이다. 이후 그룹 차원에서는 삼성카드에 대한 경영진단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최 전무가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 실사를 받고 개인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오창석 전 삼성테크윈 사장 경질에 이어 그룹 감사팀 보강 작업이 본격화된 데다, 삼성카드까지 인사의 손길이 미친 만큼 대대적인 인사 쇄신 작업이 잇따를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미 삼성 전반의 부정을 일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대대적인 계열사 감사와 경영진단, 인적 쇄신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이번 인사가 그 같은 작업의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