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1조원대 거부로 알려진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의 명성이 다시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

    자본시장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 이 회장이 투자한 해운선사에 이어 테크노마트에서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투자한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자산관리가 테크노마트 사무동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5월이다.

    이 회사는 운용 중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프라임그룹이 보유했던 테크노마트 사무동을 1천600억원에 사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지분 17%를 보유한 제이알자산관리의 주요 주주다.

    제이알자산관리는 이 회장의 형인 이방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2008년에 설립해 회장을 맡은 회사다. 우리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이 주요 주주다. 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주주는 이방주 회장과 김관영 대표와 함께 이민주 회장 등 3명에 불과하다. 제이알자산관리의 자본금 규모가 70억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실제 출자금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제이알자산관리가 설립 3년 만에 수천억원대 오피스빌딩을 여러 채 인수한 데는 '1조 거부'인 이 회장의 명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제이알자산관리는 부동산투자사인 리츠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해 테크노마트 인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건물 진동으로 투자자 모집에 차질이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알자산관리는 그동안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금호생명 빌딩과 중구 을지로의 와이즈빌딩, 성동구의 KT&G코스모타워, 강남구 청담동의 피엔풀루스 빌딩 등 서울 시내 요지의 굵직한 오피스빌딩을 여러 채 인수한 바 있다.

    인수 과정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와 생명보험사 등을 투자자로 유치하기도 했다.

    실패를 모른다는 이민주 회장의 명성에 처음 금이 간 것은 해운선사 투자 때문이다.

    이 회장이 투자한 비상장 컨테이너 해운선사인 양해해운이 수년간 이어진 해운업계의 불황을 견디지 못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회장 측은 작년 12월 양해해운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가 25억원, 이 회장이 75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올해 3월 양해해운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해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당장 이민주 회장 측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1975년 설립한 완구업체 조선무역을 기반으로 종자돈을 모아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지역의 케이블 유선방송을 사들여 씨앤앰을 설립하고 MBK파트너스 등에 1조4천억원에 팔아 유명해졌다.

    2009년 말에는 미국의 석유개발사인 스털링社에 투자했고, 작년에는 삼성생명과 현대홈쇼핑 등의 상장으로 거액의 차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