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대기업 계열사 등 60∼70곳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공모주펀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모주를 직접 청약하고 환급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고 직접 투자와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공모주펀드에 공모주가 편입된 사례가 많지 않다. 수익률도 기대치에 모자라 공모주 대안 투자로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Spectrum)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공모주에 투자하는 55개 펀드의 올 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14%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7.21%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작년 6월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102개 종목의 평균 주가 등락률 16.38%에는 한참 모자란다.

    공모주펀드로 불리는 펀드가 모두 채권혼합형펀드인 탓이다. 편입 자산의 60% 이상이 채권이고 공모주 비중은 20% 안팎에 그쳐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몸통은 채권이고 꼬리만 공모주로 구성돼 증시 강세장에서도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

    공모주펀드는 비교 대상이 되는 같은 유형의 국내 채권혼합형펀드 수익률 3.30%에도 못 미친다.

    공모주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는 완전히 실종된 셈이다. 채권형펀드 수익률(1.78%) 보다 조금 웃도는 성과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다.

    공모주펀드에 채권 수익률에 '플러스 알파'를 안겨 줄 공모주가 없는 사례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공모주펀드는 보통 채권혼합형펀드로 설정하고서 기업 상장 때 기관 대상 공모청약에 참여해 받아 온 공모주를 편입한다. 그러나 공모주를 장기간 보유하지는 않는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처분한다.

    교보악사운용의 '드림하이밸류30증권투자회사(채권혼합)'는 삼성전자ㆍ현대차ㆍ하이닉스ㆍ현대중공업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등 공모주와 무관한 종목들로 채워져 있다.

    와이즈자산운용의 '와이즈셀렉티브공모주30알파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도 상위 10개 종목을 하니닉스ㆍ현대제철ㆍOCIㆍ제일모직 등이 차지하고 있다. 역시 공모주는 없다.

    상당수 펀드도 편입된 공모주가 1∼2개에 불과하고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대형주들로 채워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공모주를 편입하고서 '보유전략'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펀드가 가물에 콩 나듯이 눈에 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세이프밸런스증권투자신탁2(채권혼합)'이 대표적이다.

    이 펀드의 상위 10개 편입 종목 가운데 8개는 상장 이후 대박을 친 종목들이 대부분이다.

    현대위아와 현대홈쇼핑, 코라오홀딩스, 만도, 휠라코리아, 대정화금, 나노신소재 등이다.

    현대위아는 공모가보다 157% 올랐고, 현대홈쇼핑도 44% 상승했다. 코라오홀딩스(51%), 휠라코리아(166%), 대정화금(29%) 등도 공모가 보다 큰 폭으로 치솟았다.

    이렇다 보니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55%로 공모주펀드 가운데 지존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공모주펀드는 기본적으로 채권이라는 안정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인 만큼 공모주 간접 투자로 대박을 낼 수 있다는 기대는 아예 갖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공모주펀드의 장점은 직접 투자의 번거로움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초과 수익을 확보하는 데 있다. 다만, 펀드내 공모주 편입비중이 워낙 작아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상품마케팅 담당 임원도 "펀드 운용 전략 등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채권혼합형펀드로 운용되고 있어 안정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