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가 준대형 세단 SM7 출시 7년만에 드디어 풀체인지 모델인 '올 뉴 SM7'(All-New SM7)을 내놓았다.

    올 뉴 SM7은 중형 SM5와의 완전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디자인부터 편의사양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의 품격을 담아냈다는 게 르노삼성측의 설명이다.

    지난 15일 경상남도 남해군에서 고속국도와 지방도로, 일반 국도를 연결하는 130㎞ 구간에서 올 뉴 SM7을 운전하며 디자인 및 동력성능과 승차감, 편의사양을 살펴보았다.

    베일을 벗은 올 뉴 SM7은 분명 기존 모델에 비해 준대형다운 무게감이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전면에서 대용량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준대형 세단의 중량감을 드러냈고 후면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도 중후함을 더했다.

    차량 외부를 살펴본 뒤 차를 몰고 주행에 나섰다.

    시승한 차량은 V6 3.5ℓ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대 258마력과 33.7㎏ㆍ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데 가속 페달을 밟으면 부드러운 느낌이 먼저 전달되면서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속도를 올려도 부드러움은 그대로 유지됐다. 시속 140㎞까지 부담 없는 가속이 가능했고 시속 180㎞에서도 힘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변속레버를 '주행'(D)과 '중립(N)'으로 몇번 옮겨도 기어 변속시 오른 손에 전달되는 이른바 '움찔한' 느낌이 없었다.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지나가며 꽤 높은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봤지만 예상 보다 하체가 잘 견뎌주는 느낌이었다.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고 밀림 현상도 별로 없었다.

    시속 100㎞로 질주하다 급제동을 걸어봤는데 제동감이 좋았고 이전 모델에 비해 멈추는 시간이 짧아진 것 처럼 느껴졌다.

    차를 급하게 멈출 경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게 되는데 이 때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의 간격이 동시에 좁혀지면서 제동 준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게 르노삼성 엔지니어들의 설명이었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패들 시프트가 달려 있다. 준대형 세단에 어울리지 않은 듯 보이지만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를 위해 적용됐다. 패들 시프트를 통한 변속 반응은 꽤 빠른 편이었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강화된 점도 주목할만 했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형태의 에이비에이션 헤드레스트와 시트 마사지 기능, 차의 주행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제논 헤드램프, 앞 좌우는 물론 뒷좌석까지 독립적으로 온도 조절이 가능한 어드밴스드 클라이미트 컨트롤(Advanced climate control),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감지장치(TPMS), 크루즈 컨트롤 등 편의 사양이 대거 강화됐다.

    뒷좌석 공간도 늘어났다. 휠베이스(축거)가 2천810㎜로 이전 보다 35㎜ 늘면서 기존 SM7의 약점을 보완했다.

    올해 상반기 르노삼성은 수출은 최대 실적을 냈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부진을 보였다.

    또 올 뉴 SM7을 제외하고는 다른 획기적인 신차 출시 계획이 없기 때문에 르노삼성으로서는 7년만에 나온 SM7 풀체인지 모델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유럽풍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표방하는 '유러피안 프레스티지'를 콘셉트로 제작된 올 뉴 SM7.

    파워트레인에서는 일본차인 닛산의 기술력을 토대로 삼고, 디자인과 감성면에서는 유럽풍의 우아함을 추구해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르노삼성의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